[총선 돋보기] 영입 인재로 총선 승리?(하)...위성정당 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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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돋보기] 영입 인재로 총선 승리?(하)...위성정당 행 논란
  • 하준우 기자
  • 승인 2024.02.16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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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대 사회적 약자를 비례대표로 영입
- 19대 민주당도 호평한 새누리당 영입
- 21대 위성정당 행 둘러싼 논란
국회 본회의장 전경 [국회홈페이지 캡쳐]

15, 16대 총선에서 영입된 인재 일부는 다선 의원으로 성장하면서 정치에 큰 영향을 끼쳤다. 17대 총선부터는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사회적 약자나 다양한 스토리를 지닌 인물들을 정치권은 영입하면서 경쟁했다

17대 총선(2004년), 비례대표 1번은 여성 =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투표를 별개로 하는 12표제가 도입됐다. 각 당은 영입 인재에게 비례대표 순번을 줬다. 영입이 예전에 비해 활발하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탈당해 만든 열린우리당은 장애인 인권운동가 장향숙 전 의원을, 한나라당은 한국외대 교수 김애실 전 의원을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웠다. 이후 비례대표 1번은 여성이 맡는 관행이 이어졌다. 사회적 약자와 여성 유권자를 배려한다는 취지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5개월 전 치러진 대선의 여파로 각 당이 적극적인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

19대(2012년)총선, 인재 영입으로 승리한 새누리당 =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김종인·이상돈 등 학자와 탈북민 조명철, 하버드대 출신 이준석,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이자스민 등을 영입해 과반수 의석(152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127석에 그쳤다.

민주당 민주연구원은 총선승리 정당에는 3대 원칙이 있다는 보고서에서 새누리당이 2012년 김종인, 이준석, 손수조, 이자스민 등 인재를 영입해 과반수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국당은 15대 총선에서 혁신공천으로 중도층을 흡입했다고 인재 영입의 효과를 높이 봤다. 민주당의 인재 영입은 부진했다는 이야기다.

20대(2016년) 총선, 민주당의 활발한 영입 = 19대와  달리 민주당은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김종인 전 의원을 과감하게 데려왔다. 민주당은 김종인 전 의원의 주도로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표창원과 이철희 전 의원, 게임업계 CEO출신 김병관 전 의원, 고졸 출신 여성으로 삼성전자 임원을 지낸 양향자 의원, ‘세월호 변호사박주민 의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 조응천 의원, 유명학원 원장인 박정 의원 등을 영입해, 총선에서 123석을 얻어 제1당이 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이념과 실용의 관점에서 인재를 영입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의 영입은 부진했다. 당시 김무성 대표는 친박계가 주도하는 공천에서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방송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재들이 입당했지만 전희경 전 의원을 제외하곤 내부 경선이나 총선에게 낙선했다. 새누리당은 개헌 저지선인 180석을 언급할 정도로 지지율이 높았지만 122석에 그쳤다.

21대 총선(2020년) 영입인재 위성정당 행 =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20명을 영입해 이중 12명이 의원이 됐다. 영입 인재 중 16명이 출마했지만 영남 지역에 출마한 2명과 비례대표 당선권에 들지 못한 2명이 고배를 마셨다.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 사법농단 내부 고발자인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 미래에셋대우 사장 출신인 홍성국 의원은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했으나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합쳐 모두 180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33명을 영입했는데 이중 18명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넘어갔다.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 태영호 의원,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윤희숙 전 의원,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양금희 의원 등이 영입 인재다.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신청자는 모두 531명이었는데 이중 19명이 의원이 됐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전 한국금용연구원장 윤창현,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한무경,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이종성 의원 등이다. 미래통합당은 영입 인재들이 자리 배치를 놓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분쟁을 겪었다.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과 합쳐서 103석을 간신히 확보해 개헌저지선을 지켰다.

오는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도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고 있어 영입 인재 중 상당수가 위성정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양당 모두 22대 당시 위성정당으로 인해 내분을 겪은 만큼 위성정당에 대한 통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전 한국선거학회장)는 정당의 인재 영입에 대해 총선에서 인재 영입의 효과를 본 적도 있지만 선거사 전반을 놓고 보면 인재 영입은 실패작이라며 한국은 초선 의원의 비율이 매우 높은데 이는 영입 인재들이 장기적으로 정치권에 안착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올해도 출마하지 않는 초선 의원이 많다는 것은 정치가 이들의 참신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당이 선거 때 반짝 영입에 힘쓰기 보다는 젊고 참신한 인재를 키우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준우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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