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車 ‘인증 중고차’, 일부 점검 내역에서 오류 발견...‘핵심 경쟁력인 신뢰 잃을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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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車 ‘인증 중고차’, 일부 점검 내역에서 오류 발견...‘핵심 경쟁력인 신뢰 잃을까 우려’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4.02.15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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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증 중고차', 점검 리포트 일부 내역 사실과 달라
-국토부 '리콜필요' 결정에도 '리콜대상 아님'으로 확인돼
-현대차측 "일부 표기 오류로 고객 인도 전 반드시 조치 완료"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외관[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외관[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점검 리포트’의 일부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대부분의 점검 리포트 ‘리콜대상’ 항목에는 ‘리콜 대상아님’이라고 게재되어 있지만, 이 중 일부 차량은 ‘리콜이행’ 차량이거나 ‘리콜필요’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중고차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사업 방향성으로 투명, 신뢰, 고객가치를 제시하고,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 진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레몬마켓’으로 불려왔던 중고차 시장이 ‘피치마켓’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차는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한다’는 핵심 가치를 강조하며,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검증한 수준 높은 중고차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에 인증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마련하고, 향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권역에 추가로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매입된 중고차는 상품화센터에서 정밀하게 진단한 후, 품질개선·검사·인증 등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고품질의 차량으로 리뉴얼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본지의 취재 결과 점검 리포트의 기본 정보에 해당하는 ‘리콜대상 여부’ 등에 일부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본지는 현대차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에 판매되고 있는 차량을 전수조사했다. 취재일 기준으로 판매 중인 차량은 350여 대로, 이 중 90대 이상의 차량이 리콜 판정을 받은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판매하는 차량이 리콜 대상일 경우 점검 리포트를 통해 해당 정보를 공개하고 있었고, 리콜 이행 여부 또한 표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판매 중인 일부 차량에서 ‘리콜이행’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리콜대상 아님’이라고 표기되거나, ‘리콜필요’ 차량임에도 리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위) 현대차 '인증 중고차' 점검 리포트 (아래) 자동차 리콜센터 조회 결과[편집=녹색경제신문]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 리콜센터를 통해 조회한 결과 리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차량은 싼타페 4대, 그랜저 1대, 코나 1대로, 총 6대였다. 이 중 3대는 리콜센터에서 ‘리콜필요’ 차량으로 조회됐으나,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에는 ‘리콜이행’ 차량으로 표기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매입 후 점검 과정에서 리콜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까지 리콜 조치를 끝낸다”며, “리콜 조치가 끝나도 자동차 리콜센터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 리콜센터 관계자는 “리콜이 완료됐는지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작사에서 리콜 조치를 한 후 국토부에 분기별로 보고하기 때문에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지난해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리콜 조치를 받았다면 올해 1월에서 2월에 확인할 수 있게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위) 현대차 '인증 중고차' 점검 리포트 (아래) 자동차 리콜센터 조회 결과[편집=녹색경제신문]

6대 중 1대는 취재 당일이 리콜 개시일인 경우도 있었다. 오전에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차량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오후에는 이 차량이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을 매입하는 시점, 점검하는 시점, 판매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점검 후에도 리콜 결정이 날 수 있다”며, “리콜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조치를 취하고 있고,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까지 모든 점검 및 조치를 마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위) 자동차 리콜센터 조회 결과 (아래) 현대차 '인증 중고차' 점검 리포트[편집=녹색경제신문]

또다른 차량은 리콜센터에서 ‘리콜필요’ 차량으로 확인됐으나,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에서는 ‘리콜대상 아님’으로 표기돼 있었다. 현대차측은 해당 차량은 리콜 대상이 맞고, 이미 리콜 조치를 완료한 차량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점검 리포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표기 실수로, 이후 리콜센터 홈페이지에서 ‘리콜완료’로 상태가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현대차 '인증 중고차' 점검 리포트 (아래) 자동차 리콜센터 조회 결과[편집=녹색경제신문]

물론, ‘리콜필요’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점검 리포트에 ‘리콜대상 아님’이라고 표기된 차량도 있었다. 이 차량은 총 4건의 리콜 중 2건의 리콜 조치만 이행한 차량으로, ‘연료공급호스 클램프 관련 리콜’과 ‘ESC 모듈 관련 리콜’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자동차 리콜 센터는 '자동차 리콜 제도는 자동차가 안전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는 경우에 자동차 제작, 조립, 수입자가 그 결함 사실을 해당 소유자에게 통보하고 부품의 수리 및 교환 등의 시정 조치를 취함으로써 안전과 관련된 사고와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소유주가 리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거나 리콜을 받지 못할 경우 안전 및 사고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리콜은 차량을 소유한 사람에게 통보되기 때문에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과거의 리콜 통지나 리콜 여부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다소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정밀 점검을 받은 자동차 제작사의 인증 중고차를 구입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다. 현대차 역시 인증 중고차 사업에서 ‘투명’, ‘신뢰’, ‘고객가치’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점검 리포트의 일부 내역에 오류가 확인되면서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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