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해외 부동산 투자 종합 점검"…'제2의 ELS'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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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해외 부동산 투자 종합 점검"…'제2의 ELS' 뇌관 되나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2.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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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부동산 침체로 원금 손실 위험
국내 금융사 55.8조 원 투자, 올해 4365억 원 만기
금융사 과실 드러나면 '불완전판매' 분쟁 불가피

홍콩 H지수 ELS에 이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대규모 손실 위험에 빠졌다. 금융감독원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의 판매 과실이 드러나면 홍콩 ELS 사태와 같은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펀드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의 공실률, 취득날짜 등 현황과 세부 내역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사를 통해 판매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가 대규모 손실 위험에 놓이자 관련 대책을 세우기 위해 점검에 나선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펀드를 포함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 대체투자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손실 위험에 노출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업권에 많이 분포돼 있는지, 특정 부분에 쏠림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 현황’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6월말 기준 55조8000억원이다. 이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잔액은 4365억원으로 대부분 개인투자자의 투자액이다. 

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금을 모아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소유권을 확보해 임대수입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만기 도래 전 자산을 매각해 최종 수익을 낸다. 만일 부동산을 사들인 가격보다 파는 가격이 낮다면 손실이 발생하고, 시장 침체로 매각이 힘들어지면 이른바 ‘물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가 문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재택근무가 확산돼 오피스 공실률이 증가했고, 고금리로 인해 투자가 줄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해외 부동산 펀드는 원금 손실마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일반 펀드와 달리 폐쇄형이라서 중간에 손절하는 것이 아니라 만기까지 함께 가야하는 구조다. 투자한 부동산이 매각에 실패해 회수가 불가능해지면 만기가 늘어나거나 대출을 다시 받아야 하는 ‘리파이낸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금감원의 점검 결과, 펀드 판매 과정에서 금융사의 과실이 발견되면 불완전판매 여부를 둘러싸고 홍콩 ELS 사태 같은 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펀드 점검 시, 운영 전 과정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주관사·운용사·판매사에 대한 연계 검사를 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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