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오늘 1심 선고...삼성,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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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오늘 1심 선고...삼성,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 '촉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2.05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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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이재용 회장에 징역 5년·벌금 5억원 구형
- 이재용 "앞으로 나가는 데 집중할 기회 달라" 호소
- 삼성 '사법 리스크' 해소될 경우 '미래 먹거리'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재판의 1심 선고를 받는다.

지난 2020년 9월 기소된 후 3년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1부(박정제·지귀연·박정길 부장판사)는 오늘(5일) 오후 2시 이재용 회장의 1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당초 기일은 지난 1월 26일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됐다. 결심공판 이후 이재용 회장과 검찰 측 모두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재판부가 검토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 등은 2020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2015년 9월 1일 정식으로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저평가하고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는지 여부가 초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모습

당시 합병은 제일모직 1주와 삼성물산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이재용 회장과 미래전략실이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췄다고 봤다. 삼성물산 주가에 불리한 허위 정보를 흘리거나 중요 정보를 감췄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제일모직 가치가 오른 것과 관련 자회사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도 얽혀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설립한 합작 법인과 관련해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부채로 반영하지 않는 등 과대 계상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과대 계상 규모가 4조5436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작년 11월 검찰은 이재용 회장에게 징역 5년, 벌금 5억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4년 6개월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이왕익 삼성전자 부사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3억 원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1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종 의견에서 "삼성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고 각종 위법이 동원된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다른 재판에서 양사 합병으로 인해 일부 주주가 피해를 봤다는 점은 인정했다. 대법원은 2022년 4월 일성신약 등 삼성물산 주주들이 관련된 '삼성물산 주식매수가격 결정사건'에서 합병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주식 가격이 1주당 5만7234원으로 산정돼 1주당 9368원의 피해를 봤다고 선고했다. 

반면 삼성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양사의 필요에 따라 이뤄졌고, 악재를 감춘 적도 없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는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도록 작성됐다고 주장해왔다. 또 합병을 통해 두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부당합병 재판, 그간 106차례 열려...이재용, 95번 법정 출석

그동안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사건의 재판은 총 106차례 열렸고, 이재용 회장은 95번 법정에 출석하며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이재용 회장은 최후변론에서 "이 사건 합병 과정에서 개인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며 "더욱이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께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 두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세계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한 가운데 있다"며 "부디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사 현장을 찾은 모습

삼성은 물론 재계는 이재용 회장 재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애플에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13년 만에 내준 데 이어, 반도체 매출도 미국의 인텔에 1위 자리를 뺏겼다. 만약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삼성전자는 대형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국정농단'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후 지난 2020년 7월29일 형기가 만료됐다. 5년간의 취업제한 조치 등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던 중 같은 해 8월12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됐다. 이어 2022년 10월28일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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