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가장 빛났던 한국기업 CES에서 아쉬운 점은?...사진으로 안면인식 뚫리고 사은품 줄만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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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가장 빛났던 한국기업 CES에서 아쉬운 점은?...사진으로 안면인식 뚫리고 사은품 줄만 길어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1.23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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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만 진행…수화통역사도 X
기대주였던 LG 감성로봇은 율동만
SK 부스 긴 줄…“사은품 준다더라“

국내 기업 다수가 CES 2024 전시회에서 명성을 높인 가운데 아쉬움을 자아낸 경우도 다수 있었다.

 

LG전자가 추구하는 ‘감성 AI’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이하 에이전트)’는 핵심적인 인공지능 기능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기자가 현장에서 부스 담당자에게 “직접 조작해 볼 수도 있느냐”라고 묻자 담당자는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람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LG전자 부스의 에이전트 전용 구역에서는 에이전트 여러 대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이러한 율동은 AI를 활용한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아닌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금천구 소재 R&D 캠퍼스 관계자는 “담당 연구실에서 CES 행사에 맞춰 ‘프리셋(사전 프로그래밍)’을 짠 것으로 안다. 특정 퍼포먼스를 위한 프리셋들이 완성돼야 할 스케쥴이 CES 전으로 맞춰졌다”라고 증언했다.

 

CES 전시회의 특성 상 완성도보다 비전이 강조되는 측면도 있지만, 전시된 품목의 완성도가 비전에 못 미치는 경우도 목격됐다.

 

기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 기기에 갖다대자, 실제 얼굴이 아닌 사진 임에도 불구하고 보안인증이 뚫렸다. [사진=녹색경제신문]
기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 기기에 갖다대자, 실제 얼굴이 아닌 사진 임에도 불구하고 보안인증이 뚫렸다. [사진=녹색경제신문]

LG전자 부스의 B2B 코너에서는 별도의 카드키 없이 안면인식만으로 문을 열 수 있어 더욱 안전하다고 홍보했지만, 기자가 부스 관계자의 얼굴을 사진으로 찍어 들이대자 ‘본인이 맞다’며 보안이 해제됐다.

부스 관계자는 “아직 시제품 단계라서 그렇다”며 “3D 뎁스(depth)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부스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브랜드나 제품에 관심을 가진 이는 드문 것으로 보였다.

 

줄을 선 방문객들은 “여기 안에 있는 기구에 탑승하고 스티커를 모으면 사은품을 준다고 했다”며 줄을 선 이유를 설명했다.

 

SK는 상당한 규모의 부스를 차렸지만 구체적인 제품 몇 개를 어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한 방문객은 SK 부스를 가리키며 ”코끼리 상아 밀렵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다들 사파리 복장을 입고 있어서 아프리카에 관한 주제일 것으로 추측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미디어 컨퍼런스에 마련된 몇 개의외신 기자 전용 테이블이 비어 있는 모습. 해당 행사는 한국어로 진행됐다. [사진=녹색경제신문]
SK하이닉스의 미디어 컨퍼런스에 마련된 몇 개의외신 기자 전용 테이블이 비어 있는 모습. 해당 행사는 한국어로 진행됐다. [사진=녹색경제신문]

SK하이닉스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어로 진행하면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외신을 위한 테이블을 별도로 마련하고 이어폰을 통한 통역이 제공됐지만, 이를 안내받지 못한 외국인 일부가 ‘한국인 기자’ 자리에 앉게된 것.

 

미디어 컨퍼런스는 처음부터 한국어로만 진행됐기 때문에 외신 테이블에 앉지 못한 외국인들은 멀뚱멀뚱 앞만 쳐다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현지 관계자의 설명을 한참 듣고 나오자, 미국 본사 소속 한국인 관계자가 다시 등장해 내용을 정정해줬다.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 잘못됐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보여주기 위해 미국 가느냐’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언론인은 “CES에 다녀온 기업에 관한 국내 기사는 주로 긍정적인 내용이다”며 “현장에 가서 우리나라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면 부정적인 내용을 쓰기 힘든 것도 맞다. 하지만 한국어로만 행사를 진행하고, 다른 기업에는 다 있는 수화통역사도 두지 않는 모습은 ‘세계화’의 의지보다는 ‘우리만의 잔치’ 느낌이 더 강하다”라고 말했다.

 

CES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로, 주최 측에 따르면 13만 5000여 명의 방문객과 세계 각지 언론인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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