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넘은 H지수 ELS 손실에 금감원 총력전…이복현 금감원장 미국 출장도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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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넘은 H지수 ELS 손실에 금감원 총력전…이복현 금감원장 미국 출장도 보류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1.16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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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판매 상품 중 원금 손실액 1067억원
3년 만에 원금 '반토막', 대규모 손실 가시화
금감원, 불완전판매 의혹 관련 판매사 현장검사 진행 중

이달 들어 확정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예정된 미국 출장 일정도 보류하는 등 현장검사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ELS 상품 중 지난 8일과 12일 사이에 발생한 원금 손실액이 총 1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률은 50.7% 수준에 달한다.

홍콩 H지수 ELS는 일반적으로 가입 후 3년 만기를 맞았을 때 홍콩 H지수가 가입 시점의 70%를 넘으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하락률만큼의 손실을 보게 되는 초고위험 파생상품이다. 은행권을 비롯한 H지수 ELS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감원이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판매된 홍콩 H지수 ELS 중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0조2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H지수는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는데, 지난 15일 기준 5440포인트 선까지 폭락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사진=금융감독원]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재 H지수 ELS 판매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현장검사를 포함해 해당 사태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9일 “(H지수 ELS 사태와 관련해) 불확실성을 오래 가져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최대한 빨리 검사를 진행하고 금융권의 의견을 모은 뒤 2~3월이 지나기 전에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 금감원장은 이달 말 예정됐던 미국 출장 일정도 보류했다. 당초 이 금감원장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만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관리 및 감독, 불공정거래 조사 및 제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 금감원장이 H지수 ELS 사태에 대한 결론을 1분기 이내로 마무리짓겠다고 공언한 만큼, 출장 일정은 1분기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8일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부터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12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를 시작했다. 현장검사 대상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 등 7개 증권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한 금융회사의 위법사항 확인 시,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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