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전 적자에 대한 언론의 뻔한 태도...지적을 넘어 정책 제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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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전 적자에 대한 언론의 뻔한 태도...지적을 넘어 정책 제언해야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4.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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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난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녹색 전환 산업 진출 논의해
-언론이 밝힌 한전 적자라는 사실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여론 형성할 때
[사진=한전]
[사진=한전]

한국전력공사(한전)의 부실, 적자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한전에 대한 부실 책망은 여전했지만,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에 한전 부실화에 대한 지적을 넘어 정책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10일 한전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한전의 중동 지역에 대한 사업은 총 3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요르단에서는 가스와 풍력 발전을,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원자력과 해저 송전망 사업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열병합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중 중장기적 관점으로 녹색 성장을 이룰 사업은 요르단의 풍력 하나뿐이다. 한전이 국내 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구조를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중동지역은 최근 녹색에너지로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즉, 수주할 사업이 많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동의 주요 국가들도 탈탄소화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풍력, 태양광, 수소 등 자신들의 여건에 적합한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성장전략으로서 신재생 녹색전환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한전의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그리고 이스라엘 정상을 초청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미국은 민간 기업들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 녹색 전환 산업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정책적 판단은 시스템화에 고착되고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하다. 의무는 있는데 책임을 지는 자는 묘연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가 나서서 한전의 책임을 덜어주는 모습을 보이면 한전이 공격적인 해외 사업을 하는 데 있어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

우리는 앞서 반도체 부문에서  ASML 사의 장비를 선점하는 데 있어 미국에 패한 적이 있다. 미국의 인텔이 먼저 기계를 받아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우리의 시계는 2025년까지 묶여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그 과오를 반복하지 말자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에어 프로덕츠는 이미 오만의 국영에너지공사(OQ), ACWA Power 등과 함께 오만에서 세계적 규모의 그린 수소 기반 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수십억 달러 투자에 공동개발계약(JDA) 서명했다. 

오만의 살랄라 자유지대(Salalah Free Zone)에 계획된 합작투자 프로젝트는 검증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분해에 의한 수소 생산, 공기 분리에 의한 질소 생산 및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은 정부 간 기후변화를 통한 그린 딜 협력과 민간의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협력 등을 중심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는 기존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생산 및 소비 패턴에서 탈피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 역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화석연료 자원이 풍부한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태양광 등을 이용해 경제적인 그린 수소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태양광 복사량과 풍속이 풍부해 그린 수소 생산 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지역에 속하기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전이 적극적인 사업을 수주한다면, 그 효과가 즉시 나타날 수는 없더라도 시장에서의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국내 중동 전문가와 산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계층분석법을 통해 확인한 결과  외교력이 교역량 및 민간교류 대비 5배의 가중치를 보였으며, 물류 인프라가 경쟁력 및 지정학적・정치적 안정성 요인보다 7배 정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였다.
  
결괏값에 의하면 해결책은 정부와 국회가 중동 지역의 자유항행을 위해 선제적으로 필요시 군사적 행동을 취해야 하며, 중동 국가들과 적극적 외교를 통해 사업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전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중 수소 부문의 경우 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은 태양광 및 풍력 등 저렴한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최적의 그린 수소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은 높은 태양광 복사량과 풍속(8m/s 이상)이 풍부해 그린 수소 생산 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지역에 속한다.

또 수소는 석탄, 천연가스, 화학연료, 원전, 재생에너지에서 모두 생산이 가능하므로 경제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수소 동맹의 프랭크 우터스 회장은 “2,000만 톤은 우리가 한 달 전에 본 것의 4배이다. 우리가 탈탄소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비용 효율성, 탈탄소화, 운송 용이성, 운송 비용, 에너지 저장 비용의 관점에서 에너지 시스템을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미래에 수소가 훨씬 더 많이 사용되리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1.4GW 수준의 설비용량 확대 계획을 포함한 400억 달러 규모의 수소 전략을 발표했고, 이를 위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European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작년 4월에는 ‘그린 수소 허브’ 구축을 위해 이집트의 투자개발업체인 하산 알람 유틸리티스(Hassan Allam Utilities)는 그린 수소 생산 플랜트 건설을 위하여 아부다비미래에너지공사(Masdar)와 이집트 업체 및 기관과 2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외에도  아인 수크나(Ain Sokhna) 프로젝트, 포트사이드 H2-인더스트리 프로젝트, 포트사이드 지멘스와 티센크루프 프로젝트 등이 이집트에서 진행되고 있다.

석유·가스를 주된 수입원으로 성장해온 산유국 UAE는 파리기후협정 참여와 기존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에너지 다변화 정책을 추진 중이며,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정부 주도로 다양한 수소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외국인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지분의 100% 소유를 허용하는 등 정부가 앞장서 외국의 자본과 선진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UAE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인하여 저렴하게 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존 천연가스 관련 시설을 수소에너지 생산시설로 활용 가능한 점과 석유·가스 분야의 전문 인력을 보유한 강점으로 향후 수소 개발에 잠재력이 매우 높다.

이처럼 중동의 이집트와 UAE만 보더라도 한전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수소 한 사업 분야에서 상당한 경제성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이 지금 당장 수입원으로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원을 넘어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한전의 지평을 넓혀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언론의 사전적 정의는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라고 한다. 한전 적자와 부실 등에 대해서는 이미 사실을 밝혀 알렸다. 이제는 언론이 밝힌 한전 적자라는 사실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해야 할 때로 보인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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