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책 동향] ‚10분 도시’, 벨기에의 보행자 위주 녹색도시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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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책 동향] ‚10분 도시’, 벨기에의 보행자 위주 녹색도시 청사진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12.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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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사회적 평등・공공공간 녹색 모빌리티・스마트 시티 실험장 될 듯
- ‚살기 좋은‘ ‚15분 도시’ 콘셉트 논란 여지 많아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Brussels/Bruxelles/Brussel)이 12월 22일(현지 시간)  ‚도시 어디나 10분 안에,’ 일명 ‚10분 도시’라는 작전명의 녹색도시로 탈바꿈할 계획을 수립하고 미래 로드맵을 제시했다.

'10분 도시'로의 전환 계획을 전격 선언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Photo: Polly=unsplash
'10분 도시'로의 전환 계획을 전격 선언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Photo: Polly=unsplash

브뤼셀은 유럽연합 위원회와 의회 등 유럽연합(EU)의 핵심 행정 및 집행 운영 기관들이 모여 있는 EU의 수도이자 면적 약 33 평방미터에 총 인구 수 약 120만(인구 밀도 7,600/km2의 도시로 지난 20년 가까이 콘크리트 고층 건물과 만성 교통 체증으로 시달리는 유럽 도시의 하나로 악명을 떨쳐왔다.

그런 브뤼셀 도시 정부가 친환경 녹색 도시로 혁신하겠다는 일명 ‚10분 도시‘ 프로젝트에 착수한 때는 2022년부터. 그 결과 브뤼셀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장 빨리 지속가능한 녹색  도시로 변신 중인 도시로 평가되기도 했다(자료: 영국 Bionic, 2022년).

이 도시 환경 재정비 사업의 명칭이 시사하듯, 브뤼셀은 오는 2030년과 2050년까지 단계적 녹색 도시 재정비 사업을 완수하고 모든 시민이 도시 생활에 필수적인 기초 설비 시설 — 주거지, 직장과 일터, 관청과 병원 등 생활 필수 서비스와 상업 시설 등 — 을 10분 내에 보도나 자전거로 도달할 수 있도록 계획・정비할 계획이다.

♢ 기후 변화 대비한 도시 설계 개선이 주 목적

브뤼셀을 녹색도시로 재활성화 계획에 담긴 최우선 목표는 지구의 기후 및 환경 변화 대처한 도시 생활 환경 보호다.

오는 2050년 즈음이면 지구상 전체 인구 중 60%가량이 도시 환경에서 거주할 것이라는 유엔은 추측한다. 미래 세계 도시들은 각종 에너지 비용 인상, 가뭄 및 물 부족, 도시열섬(urban heat island) 현상, 집중 호우에 따른 도시 홍수 등 극심한 기상 이변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브뤼셀 도시 정부는 첨단 건설 기술을 응용해 기존 건설된 전통 건축을 보존하고 전환・개조할 계획이다.

♢ 시민 참여 유도 통한 시민 중심적 서비스 개선

브뤼셀 시정부는 공공 서비스 개선과 공공시설의 접근도 향상을 통해서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한 개방적(open)이고 포함적(inclusive) 도시를 목표로 한다.

유럽의 도시들은 여전히 거주자의 수입, 사회경제적 지위, 직업 및 출신(토착시민 vs 이민자) 별로 거주별 게토화가 심한 것이 현실이다. 브뤼셀 시정부는 새로운 녹색 도시 재정비를 통해서 사회경제적 지위, 연령, 성별 및 장애 여부를 불문하고 시민 간 경계를 가급적 좁히고 만인의 공공 혜택 접근 환경을 최적화를 겨냥한다.

브뤼셀을 벨기에의 수도임과 동시에 EU의 수도라는 점에 착안, 시민들이 최신 시 정부 정책을 숙지하고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시민 간 소통 창구를 다각화・운영할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 스마트 시티 기반 도시 설계 시험대

10분 도시로 전환하기 이해 브뤼셀 도시 내 일부 구역의 재개발 사업도 추진된다.

가령, EU 기구를 비롯한 고층 현대식 사무실 건물이 많은 북동부 레오폴트 구역을 도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목적 대중적 공간으로 재편하고, 20세기 초 브뤼셀 시로 편입된 옛 북부 산업 구역 네더-오버-헤엠벡을 전통유산구역으로 개발할 계획도 수립했다.

도시 내 시민들의 사회경제적 활동과 이동은 디지털 히트맵(heatmap)으로 측정돼 도시 편의 서비스 개선에 반영시킬 것이라고 한다(자료: ‚10분 도시(La Ville à 10 minutes)‘, 브뤼셀 연구소(Brussels Studies Institute, BSI, 2021년).

스마트 시티 콘셉트에 기초한 시민 활동 및 이동을 측정해 분석한 히트맵. 자료: BSI
'10분 도시' 스마트 시티 콘셉트에 기초한 시민 활동 및 이동을 측정해 분석한 히트맵. 자료: BSI

 

♢ ‚15분 도시’의 응용판 ‚10분 도시‘ 사업, 유럽 도시에 효과적

물론 10분 도시 콘셉트에 대한 반론도 없지 않다.

브뤼셀이 시도할 ‚10분 도시‘ 사업은 2010년 경 콜롬비아 출신의 도시계획 과학자인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가 처음 제안한 ‚15분 도시론’에서 처음 비롯됐다. 

도보나 자전거로 생활 필수 보건, 민원, 상업 시설에 도달할 수 있어 접근성을 높이고 특히 도로 자동차 체증과 연료 낭비를 줄여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도시 계획이라 평가받으며 특히 유럽의 정책 입안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이미 대다수의 유럽의 오랜 도시들은 과거로부터 이미 15분 도시 패러다임을 실현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자료: Journal of Urban Mobility, Volume 4, 15 December 2023, 100057).

실제로 영국과 미국에서는 카를로 모레노의 15분 도시 계획 콘셉트는 이미 깊이 게토화된 대도시 내 다양한 구역 간 시민들의 생활 영역을 더 좁게 만들고 이동의 자유를 저해해 사회적 분열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어 팽팽한 찬반논쟁의 주제로 거론되고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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