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전화위복' KT&G, 행동주의 펀드 공세에도 '지배구조 최우수기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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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전화위복' KT&G, 행동주의 펀드 공세에도 '지배구조 최우수기업' 선정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3.12.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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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한국ESG기준원, KT&G를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에 선정
행동주의 펀드, 내년 KT&G 사장 선임 두고 외부 전문가에 개방 요구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 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대표적 민영화 기업인 KT&G는 과거부터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로부터 공격 대상이 되어왔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도 싱가포르계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이하 FCP) 등은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 등 수십건의 안건을 제안했으나 분기 배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안건이 부결됐다. 

행동주의 펀드의 맹공을 이겨낸 KT&G는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책을 마련해 성과를 내고 있다. 그 대표적 결실이 지난달 말 국내 최고의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KT&G 관계자는 “KT&G는 민영화 이후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운영을 통해 투명하고 독립적인 선진 지배구조를 갖춰 왔다”며, “앞으로도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톱티어(Top-tier) 수준의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 권한 강화로 이사회 독립성 보장... 투명한 지배구조 검증


KT&G가 한국ESG기준원(KCGS)이 개최한 ‘2023년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사진은 김진한 KT&G 전략기획본부장(오른쪽)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는 모습.
KT&G가 한국ESG기준원(KCGS)이 개최한 ‘2023년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사진은 김진한 KT&G 전략기획본부장(오른쪽)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는 모습.

KT&G(사장 백복인)는 지난달 말 한국ESG기준원(KCGS)이 개최한 ‘2023년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

KT&G는 ESG 평가 결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일반 상장사 가운데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지배구조 등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인정받았다.

이번 시상식에서 KT&G는 건전한 이사회 운영을 바탕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KT&G는 이사회 내 주요 위원회(지배구조‧평가‧감사‧사외이사후보추천)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견제와 감독 기능을 강화했으며, 지난 3년간 사외이사 비율을 75%로 유지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해 왔다. 또, 내부 감사조직을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직속으로 운영해 이사회의 상시 감시기능을 한층 높여 왔다.

또 KT&G는,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올해 ESG 통합 등급에서도 ‘A+’를 획득해 13년 연속 A등급(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KT&G는 이사회 역량 구성표인 BSM(Board Skills Matrix)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이사회 중심의 ‘책임 전문 경영체제’를 강화해 왔으며, 이사회 다양성 및 독립성 정책 마련, 그룹 윤리헌장 제정 등 지배구조 고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KT&G는 2021년 2월부터 세계적인 투자정보 제공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의 ESG평가에서 동종산업 최고 등급인 ‘AA등급’을 3년 연속 획득해 ESG 리더 그룹으로 분류됐으며, ‘2022 지속가능경영유공 정부포상’에서 종합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FCP, 장부 열람 가처분신청으로 반격... 백복인 KT&G 대표 연임 여부 주목


2038년까지 릴 해외 판매 장기계약을 체결한 백복인 KT&G 사장(왼쪽)과 야첵 올자크 PMI CEO. [사진=KT&G]
2038년까지 릴 해외 판매 장기계약을 체결한 백복인 KT&G 사장(왼쪽)과 야첵 올자크 PMI CEO. [사진=KT&G]

KT&G가 이렇게 지배구조의 우수성을 공인받았음에도 행동주의 펀드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에는 FCP가 KT&G를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가처분 내용은 KT&G와 필립모리스의 계약 내용과 해외 사업 수익성, 작년 4분기부터 집행된 컨설팅 수수료 내역 등에 대한 회계장부와 서류, 이사회 의사록 등이다.

특히 KT&G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체결한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해외 판매 계약 조건을 공개하라는 것이 주 타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회사의 영업상 비밀이 공개된 사례가 없다는 것을 들어 이번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KT&G 내부에서도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내년 3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백복인 사장 연임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행동주의 펀드 역시 사장 후보를 KT&G 임원으로 제한한 것과 5일 만에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 등을 바꿔 외부 전문가에게도 사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 백복인 사장이 네번째 임기에 도전할 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현재의 사장 후보 선임 방식으로는 백 사장의 연임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행동주의 펀드들의 인식이다.  

매년 행동주의 펀드들의 도전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KT&G가 내년에도 공기업의 민영화의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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