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부실시공 구설수 건설사 ESG평가 A등급 받았다…평가 기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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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부실시공 구설수 건설사 ESG평가 A등급 받았다…평가 기준 ‘의문’
  • 박현정 기자
  • 승인 2023.11.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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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GS건설 등 ESG평가에서 A등급 받아
사회적 책임져야 할 기업인데…ESG경영 잘한다?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부실시공 등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거대 건설사들이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이들 기업에 ESG평가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진 것에 대해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 기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DL이앤씨와 GS건설 등이 ESG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사진=한국ESG기준원]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E)・사회적 책임(S)・지배구조 개선(G)의 줄임말이다. 경영에 있어서 이들 세 요소를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ESG경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업의 주요한 경영가치로 자리 잡았다. 세계 시장에서도 ESG 경영 철학을 강조하면서, 그만큼 ESG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는 것이 기업에게 중요한 일이 됐다.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은 한국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ESG평가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달 2023년 ESG평가 결과에 따르면 KCGS는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부실시공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DL이앤씨, GS건설 등에 종합 A등급을 부여해 논란이 되고 있다.

ESG평가에서 A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상당히 적음’을 의미한다.

DL이앤씨와 GS건설은 환경(S)과 지배구조(G) 부문에서 A등급을, 사회(S) 부문에서 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DL이앤씨는 사회(S)부문에서 A등급을, GS건설은 A+등급을 받았다. 각각 1계단, 2계단 등급 하락이 있었다. DL이앤씨는 올해 가장 많은 중대재해 사망자를 냈고, GS건설은 검단신도시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로 질타를 받고 있기에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위 기업들과 같이 사회(S) 부문에서 B+등급을 받은 건설사 가운데는 3년 연속 중대산업재해 0건을 달성하고 있는 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올 한 해 중대산업재해와 부실시공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업들과 중대산업재해를 한 건도 내지 않은 기업이 동일한 등급을 받은 것을 놓고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군다나 위 두 기업은 종합등급에서는 A등급을 획득하며 ESG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들에 ESG경영을 잘한다는 평가를 내린 한국ESG기준원의 평가 기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평가 대상 기업이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공개 자료가 부족할 경우 실제 기업이 실시하고 있는 방향보다 등급이 낮게 평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평가 대상 기업에게만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며 평가 기준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ESG기준원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놓고 건설사의 ESG경영 유인을 위해 비상장사로도 평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말뿐인 ‘ESG경영’이 아닌 객관적 지표를 통한 ESG경영 실천에 나서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10월 ESG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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