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잠못 이루는 21세기인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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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잠못 이루는 21세기인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 어디까지 왔나?
  • 박진아 IT디자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8.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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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디자인, 각성에서 숙면으로

오늘날 전세계 식료품점과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수중의 하나는 졸음을 쫓는 각성 음료 또는 에너지 드링크(energy drink)다. 지금과 달리 커피가 널리 대중화되어 있지 않던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부터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야간작업을 하는 직업인들과 공부에 시간이 쫏기는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복용되었고, 최근까지는 오스트리아의 음료업체가 개발한 레드불(Red Bull)이 태국산 각성음료 끄라팅 댕(Kranting Daeng)을 한층 개선하여 1980년대 이후부터 전세계 각성음료 시장을 평정해왔다.

정신없이 바쁘고 경쟁이 치열한 전쟁터 같은 일상 속에서 잠은 쫏고 억눌러야 하는 저해요인에 불과하다는 기존 관념에 변화가 일고 있다. 하루 평균 7-8시간 방해나 끊김없이 숙면을 취해야만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중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잠을 충분히 자지 않는 사람은 주의집중력, 적절한 긴장력, 문제해결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떨어져서 감기 같은 잔병에 자주 걸린다.

강렬한 색상과 다이내믹해 보이는 뉴로 슬립(Neuro SLEEP) 드링크 패키징과 그래픽 디자인은 잠을 잘 자고 난 이튿날 느끼는 활력과 상쾌한 기분을 전달한다. Image Courtesy © 2017 Neuro.

역설적이게도 2017년 5월 3일 자 ⟪타임⟫ 지에 따르면 오늘날 현대인들의 3분의 1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같은 현상을 포착한 식료품 업계는 몇 년 전부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일명 ‘릴랙스 음료(relaxation drink)’류를 경쟁적으로 소개했다. 시중에는 져스트칠(Just Chill)이나 코마 언와인드(Koma Unwind) 처럼 불안감 해소와 기분 진정 효과를 주는 신경 안정용 음료는 물론,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발된 뉴로 슬립(Neuro SLEEP)이나 레드불 사의 굿나이트(Good Night)처럼 과학적 연구를 기초로 해 멜라토닌을 주성분으로 한 숙면 유도 드링크(sleep drink)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잠 못자는 현대인의 수가 많아질수록 수면 테크 업계에게는 신제품 개발과 매출을 향한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각종 수면장애를 앓는 인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서 전세계 수면 테크 업계는 2020년이면 미화 약 8백 억 달러 가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매년초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급 견본시 국제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올해에는 보건 2.0 전시 중 부대 행사의 하나로 슬립 테크(Sleep Tech) 부문 전시회가 열려 숙면 베게나 잠옷에서부터 웨어러블 수면추적기기, 수면 유도 특수 조명, 백색 소음 기술, 스마트 침대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연구되어 온 수면 과학을 하이테크와 연결시킨 최첨단 수면 테크(sleep technology) 트렌드가 소개됐다. 그리고 이들 수면 테크 제품들은 사용자의 신체와 상호작용하여 취합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제어할 수 있는 IoT 제품이 주를 이룬다.

슬립 360 스마트 침대(Sleep Number® 360™ smart bed)는 사용자의 잠 깊이 상태, 뒤척임, 호흡을 측정하여 매트리스의 높낮이와 옆 취침자와의 격리간력을 조절해 주어 최적의 취침경험을 유도한다. Image courtesy: 2017 © Select Comfort SLEEP NUMBER.

“테크와 잠은 섞지 말라”?
흔히 요즘 현대인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주범중 하나로 하루 24시간 우리의 손과 마음에서 떠나질 않는 스마트폰과 각종 이동 컴퓨터 기기를 꼽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들 기기를 잘만 활용하면 방해받지 않고 깊은 잠을 청하는데 오히려 테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국내의 한 침대 광고 슬로건이 내걸듯, 숙면의 시작은 좋은 침대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미국업체 셀렉트 컴포트(Select Comfort)사가 판매중인  슬립 360(Sleep 360) 침대는 인체공학과 첨단소재를 응용한 이 회사만의 공기 챔버 매트리스에 수면탐지센서를 연결하여 수면자의 잠 패턴에 따라 매트리스 기포 조직 크기를 크고작게 조절하는 식으로 숙면을 돕는다.

영국 스포츠 용품 전문생산업체 언더 아머 사가 최근 소개한 원적외선 '애틀릿 리커버리 슬립웨어(Athelete Rocovery Sleepwear)' 에너지 잠옷과 'TB12' 잠 트래커는 체력소모가 심한 직업 운동인들이 잠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내 체력 회복을 하게 돕는다. 미국의 스타 야구선수 톰 브레이디를 모델로 한 제품 광고의 모습. Courtesy: Under Armour.

그런가하면 베딧(Beddit)과 슬립스코어(SleepScore)는 침대 시트 아래 설치하는 수면 센서 겸 수면 모니터링 기기다. 잠자는 동안의 수면 패턴, 심장박동과 호흡 패턴 등 민감하고 개인적인 생체 징후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매일 아침 기상과 함게 알려주어 사용자가 스스로의 수면 방식을 이해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영국의 전문 스포츠 기어 전문업체인 언더 아머(Under Armour) 사는 원적외선이 발사되는 잠옷을 소개하여 특히 체력소모가 많은 스포츠맨들이 수면중 신체회복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 하이테크 에너지 파자마를 선보여 조만간 숙면 잠옷의 대중적 보편화를 예견한다.

사운드와 빛의 과학을 숙면으로 접목시킨 iHome 사의 iZBT10 모델 '지너지 베드사이드 슬립 테라피 스피커(Zenergy Bedside Sleep Therapy Speaker)'.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디자인되었다는 점이 장점이다.  Image courtesy: iHome Audio.

침실 분위기도 숙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조명 제조업체들과 오디오 제품 제조업체들이 침실 안의 빛과 소리를 차분하고 느긋하게 연출하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다. 예컨대 현재 수면 유도용 침실 가구 및 전자제품 악세서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홈(iHome) 사가 개발한 지너지 베드사이드 슬립테라피 스피커는 수면자가 잠들 때까지 명상 모드 사운드와 조명빛을 스스로 조정・제어할 뿐만 아니라 수면상태에 따라 수면자의 생체 징후를 감지하고 분석해서 이튿날 아침 스마트폰으로 보고해 준다. 그런가하면 킥스타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서 시장에 소개된 나이팅게일(Nightingale) 스마트 홈 수면 시스템은 평소 우리 주변에서 늘 접하는 친숙한 소리를 스피커로 내보내어 수면자의 마음을 안정시켜 수면을 유도한다는 심리적 전략을 응용한 스마트 오디오 제품이다.

오늘날 아늑포근하고 쾌적안 현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실내 향기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향기를 이용한 웰빙을 중시하는 아로마테라피 팬들에게 센서웨이크(SensorWake) 전자 알람시계도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제품은 원하는 향이 응축되어 있는 향기 카트리지를 알람시계에 꽂으면 이튿날 내가 선택한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기분 좋게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후각과 아로마테라피 컨셉을 활용하여 천천히 기분좋게 기상할 수 있게 돕는 센서웨이크(SensorWake) 전자 알람 시계 디자인. 해변가, 아침식사용 빵류, 각종 허브 향 등 7가지 향기 카트리지가 나와있다. Image courtesy: SensorWake.

잠은 하루 종일 우리를 괴롭혔던 세상만사 스트레스나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 주고 새 마음가짐으로 인생에 재돌진할 수 있는 몸과 영혼의 영양제다. 그래서 잠은 잘 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를 향한 꿈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깊고 단 잠을 자기 점점 어려워지는 21세기, 테크가 모든이의 잠부족과 수면장애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의학 연구와 테크 개발을 통해서 인간의 수면 원리 속에 담긴 생물학적・심리적 비밀도 더 밝혀질 것이다.

박진아 IT디자인 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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