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미래의 패션은 3D 프린팅 기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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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미래의 패션은 3D 프린팅 기술을 바라본다.
  • 박진아 IT디자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8.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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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發 패션업계 지각변동 가시화

바로 지난 주말인 4월 7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3D 프린팅 전문업체인 카본(Carbon) 社는 아디다스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선보일 퓨쳐크라프트 4D(FutureCraft 4D) 모델 운동화의 깔창을 3D 프린팅 기술로 생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이달 안으로 홍보용 300켤레를 한정 생산(가격미정)한 후 올 연말까지 5천 켤레를 판매하면서 점차 생산량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나이키(Nike), 피츠(Feetz), 유나이티드 누드(United Nude) 같은 신발류 제조업체들은 매장에서 소비자의 발 칫수와 모양을 측정해준 후 그 자리에서 3D 프린터로 인쇄 해주는 맞춤식 신발을 판매하고 있다. 저마다 다른 체형을 가지  소비자들이 기성피복류에 억지로 몸을 맞춰 착용해야 하는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고 선언한다. 바야흐로 3D 프린팅 기술이 뒷바침된 ’온디맨드(on-demand)’패션 시대의 여명기에 우리는 서 있다.

아디다스는 작년 12월 중순에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3D Runner 운동화를 미화 333달러에 출시했다. 이음새와 접착제 없이 3차원 거미줄 구조로 신축유연성과 기록상승력을 향상시켰다. 소비자의 발모양과 체형적 특성은 물론 개인적 취향과 달리기 스타일까지 고려한 3D 프린트 맞춤식 신발 시장은 이제 갓 출발단계이지만 조만간 패션 디자인계도 첨단 3D 기술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운동화는 뉴욕, 런던, 도쿄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Courtesy: 2017 Adidas. Credit @ mervinkaye 1-9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피복제품이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 것이라는 예견은 이미 수 년 전부터 패션계에서도 회자되었지만 실제로 상용화된 사례는 아직 없었다. 특히 디자인계에서는 3D 프린팅된 의류로 미래주의적 미학과 실험성을 내세운 하이테크 패션을 탐색해왔다. 일찍이 2010년 파리 오뜨 꾸튀르 패션쇼에서 알렉산더 맥퀸의 제자이자 신진 디자이너 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이 3D 프린팅 패션을 소개하는가하면 비요르크나 레이디가가 같은 개성파 연예인들도 ‘입는 조각품’으로서의 3D 프린팅된 의상을 직접 입고 패션의 미래를 선언했다. 이어서 최근 2015-2016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도 3D 프린터로 찍어낸 여성정장을 선보이며 ‘대량 맞춤식 패션’의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3D 프린팅은 본래 1980년대 이후부터 건축가, 엔지니어, 산업디자이너들이 제품의 실물 모형을 미리 확인하고 수정하기 위해 활용했던 기술이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디자인한 2차원의 CAD 청사진을 생산공정에 들어가기 전에 3차원 모형으로 볼 수 있게끔 래피드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을 가능케 해 준 것이 바로 3D 프린팅 기술이다. 현재 다수의 3D 프린터기들은 컴퓨터 디자인된 3차원 모형이 저장된 디지털 화일(현재는 3D STL 화일이 널리 쓰인다.)이 명령한대로 나일론, 플라스틱, 스테일레스 강철 분말을 차곡차곡 층층으로 쌓아올리고 바인더 첨가물로 접착시키는 식으로 3차원 모형을 구축한다. 따라서 3차원으로 인쇄할 모형의 크기에 따라 프린터의 규모는 취미가용 토스터기 만한 것부터 트럭 만한 것까지 가격은 우리돈 약 백 만원에서 1억원까지 다양하다.

의상 디자인이 의도한 룩(look)과 용도에 따라서 강철, 합성수지, 강화 플라스틱 등 견고하고 딱딱한 소재의 프링팅 분말이 쓰이기도 하며 최근에는 고무와 유사하고 탄력성이 우수한 TPU 92A-1 신소재도 다양하게 실험응용되는 추세다. 3D 인쇄된 패션의 실용화에 관한 한, 소재는 인공소재 만이 가능한 단계이고 아직은 전통적 천연직물과 첨단인공소재를 결합해 의상을 디자인하는 하이브리드 단계다. 그런 가운데 패션디자인계는 소비자들이 하이테크 미학을 거부감 없이 익숙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감촉각(haptic) 디지털 룩, 기하학적 형상, 이음새 없이 부드럽게 몰딩된  듯한 3D 프린팅된 디자인 제품 미학을 서서히 소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 몇 년 3D 프린팅 기술이 급속히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곧 면이나 마 같은 천연직물을 집에서 3D 프린터로 인쇄해 입을 수 있는 DIY 3D 프린트 패션이 보편화될 기술이 실현될 날은 아직도 멀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은 공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FOSS)에 기반하고 있어서 관심있는 자라면 누구나 접근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전세적으로 불고 있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의 핵심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추세라면 머지않은 미래, 이 기술을 포용하는 패션 제조업계도 디지털 3D 프린팅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어 제품공급망과 유통망을 재편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박진아 IT디자인 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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