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온 사람 같아”, “비싼 냄새 난다”...강남구청 공식 홍보 영상에 이런 대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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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온 사람 같아”, “비싼 냄새 난다”...강남구청 공식 홍보 영상에 이런 대사가?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3.10.1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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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남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강남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

강남구청의 지자체 사업 홍보 영상에 지역민을 폄하하는 것을 비춰질 수 있는 등 부적절한 대사가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크레에이터와 협업한 영상으로 메타버스를 이용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영상 자체도 공공기관의 콘텐츠로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야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

[우리 시골에서 온 사람들 맞잖아. 이렇게 높은 건물들은 처음 봤단 말이야.]

[이야 진짜 건물들이 반짝반짝하고 사람들도 많잖아, 뭔가 비싼 냄새가 나는 거 같아.]

해당 대사들은 12일 오전 강남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강남! 삐야기, 삐따기와 함께해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 속 캐릭터들의 대사들이다. 해당 영상은 강남구의 메타버스 사업 ‘강남빌리지’를 홍보하기 위해 유명 제페토 크리에이터 ‘삐야기’와 협업해 제작된 영상이다.

‘강남빌리지’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강남빌리지를 구축하여 가상현실 세계의 강남 관광명소를 구현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스토리를 추가한 디지털 관광자원 개발하는 강남구의 스마트도시 사업 중 하나다.

해당 영상은 SNS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해당 영상에도 비판 댓글이 줄이어 달리기 시작했다.

영상을 접한 시민들은 ‘지자체의 공식 영상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영상 수준도 낮을뿐더러 지방 출신과 서울 출신 차별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이후 강남구청은 이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7일 전 ‘삐야기’채널에 올라왔던 동일한 영상 역시도 같이 비공개 처리됐다.

강남구청 측에 영상에 대해 문의하자 “영상은 크리에이터 ‘삐야기'가 제작해 먼저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했고, 당시에는 반응이 좋아 강남구청 유튜브 채널에도 올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콘텐츠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 부족했다”면서, “이후 편집을 거쳐 재게시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에 영상 콘텐츠를 전문으로 납품하는 한 기업의 대표는 해당 영상을 시청하고 “강남구청 쪽에서 통과시킨 게 놀랍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공공기관은 굉장히 보수적”이라면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기준이 까다롭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제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영상 콘텐츠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2-3년 전 ‘메타버스 붐’이 불면서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쏟아부은 예산에 비해 대부분의 지자체 사업은 용두사미식 결말로 이어져 전시행정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대표적으로 서울시가 예산 20억원을 투입해 만든 ‘메타버스 서울’은 1월 16일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울’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10월 현재 기준 약 1만 횟수를 넘긴 상태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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