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거시경제 충격에 취약한 K-해운..."데이터 축적·시나리오 개선으로 효율적 위험관리 수단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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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거시경제 충격에 취약한 K-해운..."데이터 축적·시나리오 개선으로 효율적 위험관리 수단 개발해야"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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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률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은 BDI
-부도율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은 GDP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사진=MSC]
[사진=MSC]

한국해운업이 거시경제 충격을 입을 시 부실 확률이 약 9~12%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녹색경제신문>이 권장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과 박성화 경상국립대학교 조교수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한국 해운업은 GDP·BDI·유가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사진=거시경제변수 추이 및 역사적 시나리오]
[사진=권장한·박성화]

경기 주기·개별 기업·체계적 위험까지 안고있는 한국 해운

해운산업은 경기 주기에 영향을 받으며, 개별 기업 위험은 물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체계적인 위험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또 해운 산업은 타인자본비율이 높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써 화주로부터 운임 수취에 따른 해운기업의 안정성을 조기에 진단하고 사전적 위기대응체계를 갖추는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이어진 해운시장의 장기 불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공급과잉이 발단이 됐으나,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운임 경쟁을 통한 치킨게임의 부정적 영향은 비단 한국 해운업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권장한 전문연구원과 박성화 조교수가 연구한 결과 한국 선사들이 유독 거시 환경 변화에 취약한 이유는 선박 투자 실패로 인한 부채 및 자본비용이 해외 선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아 예상치 못한 해운 출혈 경쟁과 불황의 장기화에 기업들의 생존 능력이 단기간에 나빠진데 기인한다.

실제로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지금의 HMM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자사선 대비 용선 선대의 비중과 장기용선 비중이 해외 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저운임기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주요 해외 선사의 부채비율 평균이 204% 수준일 때, 한진해운은 1077%, 현대상선은 1125%에 달했다.

[사진=권장한·박성화]
[사진=권장한·박성화]

한국 대형 선사의 선박 투자 실패와 부실 원인

한국 대형 선사들이 투자 실패와 부실을 겪고 공적자금 투입과 중·단거리 노선을 책임지는 해운사에까지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이유는 첫째, 조직은 갖추고 있으나 경영방침에 따라 분석 기능과 결과의 연속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정부 측면에서도 국내에서는 경제학적 방법론을 통해 정량적으로 해운시장의 위험을 예측하고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평가할 컨트롤타워가 없다. 마지막으로 평가 기준 미흡과 국내에 한정된 관리·감독자들의 미시적 안목과 무사안일주의가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미시적 관점에 국한된 해운업에 대한 방향성 설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글로벌 1·2위 해운사가 2025년 2M 얼라이언스를 파기할 예정이다. 해운 경기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자 양대 두 해운사는 다시 치킨게임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조선시대 예송 논쟁을 떠올릴법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언론은 HMM 매각에 대해 비슷한 내용의 예견만 되풀이하고,  채권단과 정부 그리고 국회는 피매각사의 몸집은 키워놨지만 매각에 있어서는 어떤 솔루션이 있는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국제 해운시장은 거시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매일 높여가고 있다.

한국 해운기업의 K-score의 평균은 –3.16이며 연평균 29.29%의 기업에 부실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분석 결과, 타 거시적 충격보다 BDI 충격이 32.32%로 부실률을 가장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GDP 충격은 29.29%로 집계됐으며, 유가 충격은 28.28%로 기록됐다.

두 연구원은 조사 결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거시경제 충격에 따른 각 기업 및 산업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운영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두 연구원은 "부도 확률의 경우 GDP 충격이 6%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향후 관련 데이터 축적과 시나리오 구성에 대한 개선이 이뤄진다면, 보다 효율적인 위험 관리 수단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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