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50년 주담대 속속 판매 제한 혹은 중단...우리은행은 아직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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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50년 주담대 속속 판매 제한 혹은 중단...우리은행은 아직 검토 중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9.1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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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농협은행에 이어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
국민은행은 DSR 산정만기을 제한, 신한은행은 판매 연령을 제한 중
우리은행은 아직 검토 중에 있어
"구체적인 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하나 아파트론' 만기 최장 50년.[이미지=하나은행 홈페이지]
'하나 아파트론' 상품 설명. 14일 만기가 40년으로 줄어든다 [이미지=하나은행 홈페이지]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금융권이 판매하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하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상품을 거둬들이고 있다. 

물량 소진을 이유로 판매 종료를 선언하는가 하면 판매 연령에 제한을 두는 등 각자의 사정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금융당국이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리지 않아 은행권에서는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는 당국의 움직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시중은행 사이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오는 14일부터 현행 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40년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NH농협은행이 물량 소진을 이유로 판매를 중단한 이래 두 번째다. 이로써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중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은행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그리고 우리은행 총 3곳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긴 하지만 판매에 각종 제한을 뒀다. 국민은행은 지난 1일 해당 상품의 DSR 산정 만기를 50년에서 40년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출시했을 때부터 만 34세 나이제한을 뒀다. 

우리은행은 현재 제약 없이 아무나 50년 만기 주담대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판매 시점이 타행보다 늦어 아직 완판이 되진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은행 역시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판매 제한에 관해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50년 만기를 그대로 유지하되 산정만기를 40년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건 아직 나온 게 없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이처럼 은행권이 속속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거둬들이는 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을 해당 상품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DSR 원칙 잘 지켜진 게 있는지, 즉 소득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피겠다”며 “점검 결과를 살펴본 뒤 하반기 가계대출 정책에 반영할지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24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가계대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오는 10월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을 현장점검할 계획이다. 

실제로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가계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680조 812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달에 비해 1조 5912억원 늘어난 수치다. 

주담대 잔액의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4조 9997억원을 기록해 7월에 비해 무려 2조 1122억원이나 증가했다. 7월 이후 은행권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속속 취급한 사실을 미루어볼 때 해당 상품이 가계부채 급증을 어느정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당국의 구체적인 지침이 아직도 내려오지 않자 은행권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5대 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말 임원들을 불러모아 구두로 판매제한을 하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담긴 공문은 내려온 적이 없다"며 "지금처럼 애매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면 은행만 더욱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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