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경고에 50년만기 주담대 사라질까..."오락가락 당국정책에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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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경고에 50년만기 주담대 사라질까..."오락가락 당국정책에 혼선"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3.08.23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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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경남은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 결정
금융위원장, "상식에 벗어나서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없는지, 신중하게 살펴봐 달라”
은행권, 오락가락 당국 정책에 골머리..."정부 기조에 맞춰 상품 출시했더니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몰려"
국내 주요 시중은행.

최근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상품 연령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에선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출 만기 연장을 비롯해 유예기간을 늘려 상환기간 연장방안을 마련해달라'는 당국의 정책방향이 하루아침에 바뀌면서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수출기업 지원 간담회에서 "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이 사용되거나, 비대면 주담대에서 소득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일반 상식에 벗어나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없는지, 또는 과잉 대출을 하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김 위원장은 나이 제한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보고 있다"면서 "50년 만기 주담대를 어떤 연령대에서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조금 더 타이트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우려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 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 지 한 달여만에 대출 잔액이 1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해당상품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주범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DSR규제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NH농협은행은 8월 말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대한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측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의 2조원 한도를 달성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경남은행 또한 출시 2주만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취급을 잠정 중단한다. 경남은행 측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인 연령 제한이나 사용목적 등을 검토한 후에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은행권에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50년만기 주담대 상품의 경우 정부 기조에 맞춰 출시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따라 차주에 대한 월 상환 부담을 줄여달라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랐을 뿐"이라며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몰자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령제한 등 대출상품에 대한 제한이 가계대출 감소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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