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국산화 계획을 가속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초거대 AI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을 위한 국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LG AI 연구원은 지난달 국내 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퓨리오사AI와 차세대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관련 공동 연구 및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아직은 구글·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이들 빅테크의 비싼 제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이날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AI 반도체 부분은 국가 차원에서도 관심 있게 다루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라며, “사실 AI를 개발할 때 대부분의 발생하는 비용이 AI 인프라에 관한 것인데, 지금 우리는 미국 중심의 TPU(텐서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을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AI 인프라, 반도체를 개발하고 잘 사용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필요하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퓨리오사의 AI 반도체를 연구원들이 연구하고 상용화할 때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아직은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는 단계라고 봐주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같이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현재 협업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이 있을 때 우리도 퓨리오사의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초거대 AI를 출시 또는 출시를 준비 중인 기업들이 잇달아 AI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AI컴퍼니 비전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자사에서 독립한 AI 반도체 전문법인 ‘사피온(SAPEON)’의 하드웨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초거대 AI 강화를 가속하고 있으며, KT의 경우 초거대 AI ‘믿음’ 상용화에 앞서 국내 AI 반도체 전문 기업 ‘리벨리온’과 AI 풀스택을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도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둔 네이버는 삼성전자와의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 강화에 나섰다.

LG는 퓨리오사AI와의 전략적 협업과 더불어, 주요 계열사인 LG전자의 NPU(신경망처리장치) 개발 시너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LG전자는 이미 생활가전·TV·자동차·무선솔루션 등의 자체 칩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캐나다의 AI 컴퓨팅 설계기업 ‘텐스토렌트’와 NPU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배경훈 원장은 “LG전자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고, LG전자가 엑사원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고 있다”라며, “우리는 인프라를 가지고 연구하는 조직이다 보니 NPU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어느 정도 수준의 성숙도에 올라오면 본격적으로 붙어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