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가이드라인에 엇갈린 2분기 전망... 메리츠화재 ‘웃음’ 현대해상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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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가이드라인에 엇갈린 2분기 전망... 메리츠화재 ‘웃음’ 현대해상 ‘울상’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7.14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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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신뢰성 하락...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마련
메리츠, CSM 변동 없을 전망...이미 보수적가정 적용
현대해상, ‘빅5’ 중 가장 큰 감소 예상...예실차 적자
실손보험 기준에 우려도...손해율 타사 대비 10~20%p↑
[출처=각 사]

손해보험사 3위를 두고 격전하는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의 2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현대해상은 가장 큰 폭 감소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분기부터 보험사 실적 산출에 ‘IFRS17(새 회계기준)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IFRS17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1분기 보험사의 자의적인 가정 적용에 따른 예실차와 해약준비금 등의 큰 차이로 재무제표의 신뢰도 저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적용 대상은 실손의료보험 계리적 가정, 무·저해지 보험과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등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했던 기존 산출방식에서 이익의 과대 산출을 막는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IFRS17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곧 발표될 손보사들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보수적 가정을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의 CSM 손실이 예상되는 탓이다. CSM은 미래예상가능이익의 현재가치로 보험사의 자본으로 인정된다.

특히 손보사 3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 IFRS17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 영향 분석 결과를 제출한 것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CSM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존에도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을 설정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메리츠화재는 CSM 관련한 예실차, 실손 손해율,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수준 등의 가정을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IFRS17에서 예실차와 실손 손해율 가정, 무해지 상품의 해지율 등을 보면 보험사가 미래 이익을 추정하는 가정을 보수적으로 혹은 공격적으로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메리츠화재는 예정 대비 실제 손해율이 90%밖에 안 될 정도로 굉장히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예실차는 IFRS17 하에서 보험금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정한 금액과 실제 발생한 현금 유출 규모의 차이다. 예실차로 이익이 많이 발생할수록 보험사 이익이 된다. 1분기 메리츠화재의 예실차는 11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614억원이다.

반면 현대해상의 CSM은 크게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시 회사의 CSM 규모는 9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빅5(삼성·DB·현대·KB·메리츠) 중 가장 큰 폭이다. 삼성화재는 5000억원, DB손보 7000억원, KB손보 5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해상의 CSM 감소 원인은 721억원의 예실차 손실을 기록한 영향이다. 보험금 예실차가 –738억원 확대되면서 장기보험손익 부진을 야기했다. 또 1분기 영업 일수 증가에 따른 발생손해액 증가와 실손보험의 호흡기 질환 관련 청구 증가로 인해 손해액 예실차가 둔화한 탓이다.

실손의료보험 가이드라인 영향과 K-ICS(신 지급여력제도) 비율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 목표손해율(100%) 가정 기간을 15년으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손해율 가정을 5~10년 등 낙관적으로 사용한 일부 보험사에 손실이 예상된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살손 위험 손해율이 경쟁사 대비 10~20%p 더 높다”며 “최근 금융당국에서 예고한 실손보험의 계리적 가정 조정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당사의 신종자본증권 상한과 6.2%의 보장성 신계약 성장률 등을 반영했을 때 배당 총액이 전년 대비 22.1% 증가할 때도 자본 비율은 160%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덧붙였다.

IFRS17은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제도다. 자산과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게 큰 특징이다.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는 평가 시점의 해지율, 사업 비율 등의 계리적 가정 값을 통해 부채를 인식한다.

보수적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보험사들의 2분기 실적은 내달 안에 잇따라 발표될 전망이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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