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리스크 벗어난 키움증권, 주가는 왜 안 오를까…MTS 교체가 악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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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리스크 벗어난 키움증권, 주가는 왜 안 오를까…MTS 교체가 악재였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10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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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주가 6개월 만에 최저치
5월 시장 점유율 증가…CFD 우려 불식
문제는 新 MTS 출시 따른 고객이탈
황현순 대표. [출처=키움증권]<br>
황현순 대표. [출처=키움증권]

CFD(차액결제거래) 리스크를 벗어난 키움증권의 주가가 여전히 하락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원인은 CFD가 아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교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시스템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떠나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다.

지난 7일 키움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00원(2.6%) 내린 8만46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지난 1월 3일(81500원) 이후 6달여 만에 최저치다.

연초 이후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지난 4월 CFD 사태로 날개가 꺾였다. 외국계 증권사 SG(소시에테제네널)증권 창구에서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가격제한폭(±30.00%)까지 떨어졌다.

김익래 당시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사태가 일어나기 나흘 전 시간외매매를 통해 다우데이타 140만주, 605억원 어치를 매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신이 커지면서 ‘키움 불매’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회사의 리테일 점유율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평균 약정금액 기준 키움증권의 5월 개인 국내주식 점유율은 30.8%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0.9%p) 되레 증가했다.

해외 주식 점유율은 더 큰 폭 상승했다. 전월 대비 7.9%(2.3%p) 증가한 31.1%다. 지난 한 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던 활동 고객계좌 수(최근 6개월 누적 약정 0원 초과 계좌)도 280만좌로 전월 대비 10만좌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매수 의견이 쏟아진다. 7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가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강력매수(4.0점)'다. 강력매도, 매도, 중립, 매수, 강력매수 5단계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10일 오후 1시 40분 기준 연초 이후 키움증권의 주가. 지난 4월 14일 연중 최고가 대비 주가가 20% 넘게 하락한 모습. [출처=구글파이낸스]

이처럼 CFD 사태로부터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신버전 MTS 출시가 꼽힌다. 키움증권은 작년 하반기 약 7년 만에 신버전 MTS(‘영웅문S#’)를 출시했다.

야심 차게 출범한 신버전은 기존 구버전에 익숙함을 느끼던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10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평가점수는 5점 만점에 각 2.4점, 2.8점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10년을 보던 차트를 갑자기 바꾼다니 당황스럽다”, “신버전은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라 안 쓰게 된다”, “이번 영웅문으로 밀어붙이게 된다면 그동안 주식매매 1위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 명백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다.

이러한 문제를 의식하듯 키움증권은 구버전인 ‘영웅문S’의 운영기간을 1달 연장했다. 다음 달 31일까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활동계좌 수가 5월 반짝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전년 동기 대비 50만좌(15%) 줄어든 크기로 이전 수준에 큰 폭 못 미친다. 회사의 활동계좌 수는 ▲작년 1분기 350만좌 ▲2분기 330만좌 ▲3분기 290만좌 ▲4분기 260만좌 ▲올해 1분기 260만좌 등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만을 해소할 마땅한 대안 없이 신버전 MTS를 밀어붙일 경우 이러한 추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개인소매 시장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큰 만큼 기업가치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CFD를 비롯한 SG증권발 사태로 동사의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했는데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국내외 거래대금증가에도 해외주식 MS하락, 예수금 감소, 활동 계좌 수가 감소한 점이 좀 더 우려된다. 이것이 동사의 근본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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