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기업 부실, 경기침체 뇌관으로 떠오르나...차환 리스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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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소기업 부실, 경기침체 뇌관으로 떠오르나...차환 리스크 고조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6.2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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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지연, 은행 대출경색 등에
5월 美 채무불이행 기업 누적 41곳
회사채·대출 만기 도래에 차환 리스크↑
[출처=Unsplash]

미국 중소기업 부실이 새 경기침체 뇌관으로 떠오른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 중소은행 대출 경색 등에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차입한 부채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이르면 연내 부실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글로벌 투기등급(하이일드) 회사채 디폴트 비율이 올 연말 4.6%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 평균 4.1%를 웃도는 크기다. 수치는 2024년 4월 5%를 정점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5월 말 460bp(1bp=0.01%p)에서 연말 532bp까지 오른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그간 강세를 띠던 스프레드는 지난주 15bp 오르는 등 재확대되는 추세다.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고위험 회사채 금리에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를 뺀 수치다.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건 하이일드 투자심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발발 당시 저금리에 발행한 미 중소기업 회사채는 내년 대부분 만기를 앞두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이들 기업의 차입금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연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중소은행 대출 장벽이 높아진 점도 변수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2일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부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연준이 제시한 연 최종금리는 5.6%(중간값)로 지금보다 0.5%p 높다.

중소기업 부실은 벌써부터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부도율은 5월 3.4%로 전년 대비 0.2%p 증가했다. 미 레버리지론 시장 디폴트율이 3.2%에서 3.4%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레버리지론은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 대안 수단이다. 골드만삭스 등에 따르면 미 레버리지론 채무불이행 규모는 6월 245억 달러를 넘었다. 증가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웃돈다.

지난 5월까지 무디스가 집계한 채무 불이행 기업은 전 세계 63곳으로 미국 41개, 캐나다 1개로 북미 지역 집중도가 높았다. 작년(16개) 대비 3배가량 불어난 수치다.

중소기업 대출도 부실화되고 있다. 지난 5월 미 중소기업 대출 부도율은 3.38%로 채권 부도율 2.2%를 웃돌았다. 코로나19 당시 대출 부실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상반기 미 대기업 대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42% 증가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한광열 연구원은 “내년까지 미국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바, 하이일드 기업의 상환 능력은 점차 저하 되면서 대출 및 채권 부도율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3월 (SVB 파산 등) 은행 이벤트에 따른 지역은행 대출태도 강화가 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 중소기업의 현금유동성 지표가 우량기업 대비 하락세가 더딘 등 당장 부실이 발생할 위험은 적으나 부채 만기가 도래하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저신용등급의 충분한 유동성 버퍼가 확인된 점은 경기 둔화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체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낮출 수 있었다”며 “(다만) 하반기 경기 둔화 시나리오와 맞물리면서 신용 펀더멘털 약화론은 더욱 힘을 받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크레딧 약세를 염두에 둔 투자 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올해까지는 하이일드 및 레버리지론 만기 도래 물량이 제한적이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차환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며 “특히 2024년에는 낮은 신용등급 기업의 레버리지론 만기 도래 물량 비중이 높은 편이라 부실 위험이 높은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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