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줄였더니…서울 오피스 시장, 글로벌 위기 속 나홀로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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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줄였더니…서울 오피스 시장, 글로벌 위기 속 나홀로 '활짝'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6.23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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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 임대·매매시장 회복세
공실률 2.2%…재택근무 축소 때문
미국 1분기 공실률 17.8% 대조적
[출처=Unsplash]

재택근무를 철회한 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서울 오피스빌딩 임대·매매 시장이 미국, 유럽등과 비교해 나홀로 회복세를 띠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대 초반으로 미국과 비교해 8배가량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를 따라 임대, 매매시장도 고개를 들고 있으나 불안요소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고금리, 경기침체 등에 자영업자 비주택 담보대출 연체가 늘어나는 등의 금융 리스크가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된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지난 하반기부터 2%대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자문사 젠스타메이트가 발표한 '6월 오피스 월간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신축포함, 미포함 공실률은 각 2.5%, 2.2%로 집계됐다.

신축 미포함 공실률의 경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5월 5.2% 대비 절반을 밑도는 수치다.

거리두기 해제 등에 재택근무를 철회한 기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업체 JLL에 따르면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도시 사무실 복귀율은 75%를 넘겼다.

앞다퉈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던 IT 기업들도 전면 출근이나 유연근무제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전면 출근제도인 ‘카카오 온’을 실시했고, 네이버는 사무실, 재택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시장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서울 오피스 월 임대료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3.3㎡당 8만7087원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임대료를 기록한 곳은 강남권역(GBD)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오른 3.3㎡당 9만3576원을 나타냈다. 공실률은 반대로 1.3%로 가장 낮았다.

매매시장도 활기를 띠긴 마찬가지다.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오피스 거래량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한 달 거래량은 9건으로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은 73.2% 증가한 3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미국 오피스 시장은 좀처럼 균형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재택근무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공실률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10대 도시의 평균 사무실 복귀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50%에 그친다. 

[출처=Unsplash]
[출처=Unsplash]

이를 따라 지난 1분기 미 오피스 공실률은 17.8%를 기록했다. 2020년 초 대비 5.5%p 증가한 수치로 30년래 최대치다. 최대 오피스 지구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공실률은 30%에 근접했다.

임대매매 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 하락했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자산은 오피스 빌딩이다. 같은 기간 거래량이 71% 급감했다. 이를 뒤따라 ▲아파트 65% ▲산업 57% ▲소매 30% 등이 낙폭을 키웠다.

부동산 가격도 내리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CRE) 가격지수는 지난 9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작년 7월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다. 일반 주택가격(-6.6%)보다 더 가파른 위축세다.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은행이다. 국제금융센터 박미정 부전문위원은 “중소형 은행에 (상업용 모기지 대출이) 집중되어 있어 잠재적 손실 확대 위험에 직면해있다”며 “은행권 익스포져가 2008~2009년과 유사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잠재적 손실 압력이 확대될 경우 추가 파산 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도 상황이 좋지 않기로는 마찬가지다. 유럽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런던 오피스 공실률은 8.6%를 기록하면서 10년 평균(5.5%)을 큰 폭 뛰어 넘었다.

서울 오피스 시장 내 불안요소가 말끔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변수는 금융리스크다. 금리인상 등에 비주택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 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자영업자의 비주택 부동산 대출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를 4배 가까이 웃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주택시장의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미국을 포함해 중국, 영국 등 최근 전 세계 국가 주요 도시의 오피스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서울은 올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전체 부동산 시장 흐름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주요 권역별 특성과 관심 있는 물건의 주변 환경을 계속해서 살펴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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