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자본시장 신뢰 재건’...금감원·공정위, 금투업계 모럴해저드 칼 빼 든다
상태바
‘무너진 자본시장 신뢰 재건’...금감원·공정위, 금투업계 모럴해저드 칼 빼 든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6.21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감원, 금투업계 모럴해저드 대응 예고
공정위. 증권사 금리·수수료담합 조사
“금투업계, 낡은 관행 과감히 벗어나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출처=금융감독원]

정부가 금융투자업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칼을 빼 들었다. 지난 4월 CFD(차액결제거래)발 주가조작 사태를 시작으로 자전거래, 내부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가 잇따라 발생한 배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증권사 금리·수수료 담합조사에 착수하면서 압박 수위는 한층 더 강해되는 추세다. 업계 내부에선 자체적인 자정 노력 밖에도 당국의 신속한 위험신호 전달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일 열린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최근 자전거래, 임원 리딩방 운영, CFD 관련 주가조작 사태 등으로 줄조사를 받고 있는 업계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원장은 “증권사·자산운용사·PEF 등 자본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불건전영업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금융투자사 스스로 소속 직원들의 모럴헤저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상황을 다시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SG(소시에테제네럴)사태와 유사한 주가조작 사태가 반복되면서 두 달여 만에 규제 빈틈이 드러난 부분도 이러한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서울남부지검은 관련 주가조작 혐의 의혹을 받는 ‘바른투자연구소’ 소장 강모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 밖에도 금감원은 지난 두 달여 간 KB·하나증권 불법 자전거래, 하나·키움·교보증권 CFD 관련 현장검사, 한앤컴퍼니 내부정보 이용 혐의 등에 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증권사 임원 불법 리딩방 운영 의혹이 떠올랐다. 유진투자증권은 소속 영업이사가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불법 리딩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제보에 대한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달 소속 임원의 조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지 한 달여만이다.

공정위도 이러한 금투업계에 칼을 빼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일 키움증권·메리츠증권·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5개 증권사 본점에 조사국 인력을 투입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신용융자 대출 금리 및 증권거래 수수료율 담합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열어놓고 통신‧금융사의 과도한 지대추구를 막을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따라 은행권에 대한 대대적인 카르텔 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

업계 내부에선 자체적인 자정 노력 밖에도 규제 사각지대를 조기 차단하는 등 당국의 선제적인 역할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경수 NH투자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지난 8일 열린 ‘제5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에서 업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조하면서도 "금감원은 전체 증권사에 대한 (위험)영역이 늘어나는 걸 볼 수 있어 감독기관 차원에서 포착 후 워닝을 줬으면 한다”며 감독당국의 역할을 요구했다.

이러한 업계 목소리에 황선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관련 제도 개선을 약속하면서 "감독 당국이 아무리 촘촘하게 해도 내부통제 없으면 무용지물이기에 회사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금투사들은 그간 다양한 내부통제절차를 갖추어 왔지만, 사회적 파장이 큰 금융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실질적 내부통제 역량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단기 성과주의, 보신주의로 인한 소극적 투자행태 등 기존의 낡은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