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경 빅픽처·K-증권] 증권사, 동남아 영토 확장 나선다…금감원, 적극적 지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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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경 빅픽처·K-증권] 증권사, 동남아 영토 확장 나선다…금감원, 적극적 지원 예고
  • 이영택 기자
  • 승인 2023.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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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높은 성장률과 신성장 동력 확보 용이
정부·금투협, 증권사 동남아 진출 적극 지원 선언
한투증권, 인니 거래소와 MOU 체결
한화투자증권, 인니 증권사 인수 결정

<녹색경제신문>이 창간 13주년에 맞춰 <녹경 빅픽처> 시리즈 기획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가 향후 차세대 첨단산업 등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성장동력의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려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 엔데믹(Endemic) 등 시대 변화는 물론 '한류(Korean Wave, Hallyu)' 확산에 따른 AI(인공지능), 로봇, 미래차,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K-인더스트리(K-Industry) 전반의 시너지까지 고려한 기획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이 어려움 속에서 성장해왔듯이 대한민국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넘어 큰 도약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국내 증권사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선다. 정부와 금융투자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동남아시아 시장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는 높은 성장률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용이한 지역으로, 인구수 대비 젊은 연령대가 낮은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증권사들에게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금융당국, 국내 증권사 동남아 진출 지원 확대도 한몫

정부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영토 확장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월 동남아시아에 방문해 현지 정부 금융 관계자를 만나 양국의 금융감독 현안 및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후 싱가포르에서 열린 6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과 금융권이 주최하는 해외투자설명회에 참석했다. 이틀 뒤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K-Finance Week in Indonesia 2023’ 행사에 참여했다. 해당 자리에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 국내 6개 금융사 최고경영자도 동행했다.

금감원장까지 나서 동남아시아 공략에 힘을 쏟게 된 이유는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다. 증권업계는 그 중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000만명으로, 중국·인도·미국에 이어 4번째로 인구가 많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지난해 5.3% 성장률을 달성하며 9년 만에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에 이어 금융투자협회도 국내 증권사의 지원군 역할을 자처했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취임 뒤 첫 조직개편에서 해외 사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업무부를 대외정책본부로 이관했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국내 금융투자회사 9곳의 현지 법인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지 사업 환경 개선 지원을 약속했다. 올해 하반기에 베트남 증권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부활시켜 정례 간담회 등을 통해 도울 예정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지 국내 증권사는 리테일 분야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및 채권 분야는 다른 글로벌 규모 증권사들에 밀리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금투협은 국내 증권사들이 IPO와 채권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증권사,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 현황

정부와 금투협의 적극적인 지원에 증권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동남아 시장이 국내 금융시장보다 열악한 상황에 처한 만큼 제도적 개선 및 규제 완화가 필요했다는 목소리다. 특히 증권사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 라이선스(사업권)를 취득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또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현지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는데 이를 현지 금융당국이 쉽게 허락해주지 않아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있다”며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현지에 방문해 협조를 부탁한 만큼 사업 확장 및 진입 과정이 이전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도 동남아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증권거래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사를 인수했다.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최근 론칭한 '샤리아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시스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신규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지원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샤리아ETF는 술이나 담배, 향락산업 등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업종에 투자하지 않는 상장지수펀드다.

또한 한투증권 정일문 사장은 시나르마스, 핀타르 등 현지 주요 그룹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며 현지법인의 사업 확장을 지원했다.

[출처=픽사베이]
지난 15일 한화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의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한화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과 자산운용의 인수를 결정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칩타다나 증권은 인도네시아의 재계 6위 리포그룹 계열 금융회사다.

회사는 6개월 안에 인수 계약을 맺고 양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빠르면 연내에 인수를 마무리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해외법인 파인트리(Pinetree)증권을 통해 동남아 금융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9년 베트남 현지 HFT 증권을 인수했으며 싱가포르에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

한화투자증권 한두희 대표이사는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이 30세로 디지털에 익숙해 성장 잠재력이 높아 진출을 결정했다”며 “동남아를 대표하는 디지털 금융회사로 도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남아에 현지법인 및 사무소를 둔 국내 증권사는 총 12곳(미래에셋·한국투자·NH·KB·신한·다올·대신·리딩·하나·유안타·키움·한화)이다. 또한 동남아 내 가장 많은 점포가 운영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로 총 10개이다. 이어 베트남(8개), 싱가포르(7개), 태국(3개), 미얀마(2개), 캄보디아(1개) 등의 순이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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