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소비자, 스마트워치 ‘침수 시’ 무상수리 기준 두고 공방...“결국 뽑기 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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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소비자, 스마트워치 ‘침수 시’ 무상수리 기준 두고 공방...“결국 뽑기 운인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6.19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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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스마트워치 침수 시 대부분 유상수리 대응
소비자들, 수리센터측 기준 불투명 지적...손만 씻었는데 고객과실?
수리업체 “고객마다 사용환경 달라 대응하기 어려워...침수 상태보고 유상수리 판단”
갤럭시워치4의
갤럭시워치4의 방수 성능 광고 일부 장면. [사진=삼성닷컴 홈페이지 캡처]

“방수는 되는데 물놀이할 때 착용하지는 마세요.”

A씨는 최근 삼성의 갤럭시워치를 착용한 채로 아이와 함께 워터파크에 놀러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워치 액정 화면이 깨지고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더니 이후에는 다시 켜지지도 않고 충전도 안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삼성 서비스센터를 가보니 수리 기사는 워치 내부에 물이 들어가 완전히 부식됐다고, 고객 과실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1년 무상수리 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침수의 경우 무조건 유상수리라고 한다.

A씨는 “수심이 얕은 아이풀장에서 20분 정도 있었는데 고장이 났다”라며, “워치에서 측정 가능한 운동 종목 중 수영도 있는데 이 정도로 침수라니 어이가 없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워치 제조사를 향해 기기 침수 시 무상수리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사 및 서비스센터측에서는 제품의 방수 성능 수준과 침수 기준을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침수 사례를 살펴보면 어떤 사용 환경에서 발생한 일인지 확실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갤럭시워치5의 방수 성능 광고 일부 장면. [사진=삼성닷컴 홈페이지 캡처]
갤럭시워치5의 방수 성능 광고 일부 장면. [사진=삼성닷컴 홈페이지 캡처]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스마트워치 침수의 경우 수리센터측은 모두 사실상 보증기간과 관계없이 유상 수리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스마트기기 수리업체 엔지니어는 <녹색경제신문>에 “스마트워치 광고에서 보면 워치를 찬 상태에서 수영한다던 지 장면들이 나와 있는데 당소 스마트기기에 제공되는 방수는 생활방수 수준이지 그 이상으로 한다면 기계 안으로 물이 들어가게 돼 있다”라며, “만약 워치를 착용한 채로 수영을 했는데 물이 안 들어갔다면, 그건 워치 성능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운이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고객들이 똑같이 수영을 해도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침수가 돼서 솔직히 기준이 어떻다 말하기가 애매하다”라며, “예전보다 방수 성능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방수가 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서비스센터측은 무조건 유상수리로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서비스센터 관계자는 “고객들이 갤럭시워치 침수로 찾아오시면 기기 내부에 침수 라벨지가 있는데 그 침수 라벨지에 어떻게 흔적이 남아있느냐 여부에 따라서 유상수리도 되고 무상수리도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스마트워치는 외관상에 문제가 없고 침수 라벨지가 일부만 젖어있다면 보증기간 내 무상수리가 가능하지만 그게 아니고 파손이 있으면 그 부위로 물이 들어갈 수도 있으며, 당사의 사용 메뉴얼에 있는 주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어서 그런 기준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수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파손도 없고, 제조사측에서 언급한 주의사항을 어긋난 사용 환경도 아니었는데, 물이 기기 안으로 들어온 건 기기결함 때문이 아니냐는 것.

갤럭시워치4를 구매해 사용 중인 B씨는 “내가 워치를 차고 수영을 한 것도 아니고, 그나마 물이 튀었다면 손씻을 때밖에 없었는데 내부 규정 탓에 무상 AS가 불가하다는 서비스센터측 설명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라며, “분명히 워치4는 높은 수준의 방수가 된다고 들었는데 손만 씻은 거로 기기 내부에 물이 들어가서 다 부식이 됐다는 건 방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삼성의 최근 스마트워치 제품들에는 IPX6 수준의 방수 성능이 지원된다. 삼성에 따르면 이는 1.5m 수심에서 약 30분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둔 상태로 둬도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IEC 표준 60529 요구 사항에 따라 실험한 결과다. 다만, 삼성은 이는 생활방수 수준이기 때문에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강한 압력이 왔을 때는 침수될 수 있다고 주의하고 있다.

삼성서비스센터측은 “갤럭시워치 제품은 IPX 등급 등 기준이 있고 그 조건에 부합한 테스트를 거쳐서 출하가 된 것”이라며, “만약 외관상에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 침수 라벨지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 조건을 넘어선 환경에서 사용했다고 보여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고객의 제품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후 이를 다 고려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어떤 다른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고객 입장에서 판단하고 있지만, 우리도 삼성전자에서 지급된 메뉴얼 서비스 기준이 있는 거고, 거기에 최대한 부합해서 AS를 해드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애플워치8의 방수방진 광고 일부 장면.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한 애플 수리업체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침수의 경우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상수리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찾아오시는 고객들마다 케이스가 다 달라서 어떤 사용 환경의 기준이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스마트워치 침수는 무조건 고객과실이라고 얘기하는데, 솔직히 납득이 안간다”라며, “그냥 뽑기 운이 안 좋았다고 체념하고 말았다”라고 아쉬움을 토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워치 방수 성능 광고를 두고 과대·과장광고에 해당한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애플 워치, 갤럭시 워치 등 스마트워치들이 방수가 안 되면서도 방수 기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해 문제가 심각하다”라며, “사실상 모든 수중활동을 금지하는 설명서를 만들어놓고 방수로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지적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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