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지난 13일 대규모 트래픽 발생 기업들이 통신망 구축에 대한 자금을 부담하도록 정책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의 경우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플랫폼 기업들에게 망 사용료를 의무화하는 관련 법안이 7건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가운데 그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은 <녹색경제신문>에 “오히려 망 사용료 관련 논의는 한국에서 먼저 시작하고 유럽연합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방 위원장은 “그러나 한국은 관련 논의의 진도가 국회에 머물러 있다”면서, “한국 역시도 빠르게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리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들도 결국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서, “지나치게 많은 트래픽이 플랫폼 기업들에 의해 발생할수록 통신사들은 통신망 확충과 같이 투자할 재원 마련이 필요할 것이고,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양질의 통신망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며, “요금 인상이나 통신망 질 저하 등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의 해당 결의안이 담긴 ‘2022 경쟁 정책 연례 보고서’에서는 유럽연합이 현재 추진 중인 ‘2030 디지털 컴패스(디지털 전환을 위한 로드맵)를 달성하고 고품질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망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대규모 트래픽 발생 기업과 통신사업자간의 협상력 비대칭을 해소할 필요가 있으며, 유럽연합의 통신망 구축 및 지속 투자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함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이번 결의안 통과가 유럽의 디지털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며, 초고속 연결 인프라를 통해 유럽의 일류 디지털 사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조치”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