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데이 2023 ③] LG엔솔, 배터리교환 '쿠루', 에너지 통합관리 '에이블' 2개 사내벤처 출범...‘쿠루’ 대표 “GS리테일과 협업해 외연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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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데이 2023 ③] LG엔솔, 배터리교환 '쿠루', 에너지 통합관리 '에이블' 2개 사내벤처 출범...‘쿠루’ 대표 “GS리테일과 협업해 외연 확장”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5.21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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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과 협업으로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 진행
-공공기관 등 전방위적 협력과 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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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덕 LG엔솔 CIC '쿠루' 대표[사진=녹색경제신문]

국내 1위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한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수의 업체들이 LG엔솔에 배터리 공급과 합작사 설립을 요청해 LG엔솔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LG엔솔이 배터리 관련 비즈니스를 확장했다는 소문이 들렸다. <녹색경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LG엔솔은 CIC(사내 독립기업) ‘쿠루’와 ‘에이블’을 출범해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루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고, 에이블은 에너지 전력망 통합관리(EA)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안홍덕 LG엔솔 CIC ‘쿠루(KooRoo)’ 대표가 참석해 진행중인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비전을 제시했다. 사업에 대한 안 대표의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강연에 참석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했다.

쿠루는 지난해 8월에 승인을 받고, 10월에 CIC 형태로 공식 출범했다. 담당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사업으로, 안 대표는 배터리 교환 사업의 표준이 되고 있는 대만의 ‘고고로’를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고고로는 대만의 전기 이륜차 제조업체로, 국내 전기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젠스테이션’과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알려졌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기 이륜차·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으로 익숙할 뿐 아니라, 고고로를 이용한 대만 이륜차 여행으로도 유명하다.

고고로는 2015년 부족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솔루션을 제시했고, 배터리 자체로 인증하는 시스템을 갖춘 혁신적인 업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교환을 위해 방전된 배터리를 넣으면 라이더가 누군지 인식하고, 결제 여부만 확인한 후 충전된 배터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교환이 20초 내에 교환 가능해지면서, 작년에 9만대가 넘는 전기 이륜차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대만 ‘고고로’와 일본 ‘혼다’의 사례를 토대로 국내 전기 이륜차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이륜차 소유주 70%에 해당하는 배달 업계 종사자였다. 조사 결과 ‘배달에 전기 이륜차가 적합하냐’고 묻는 질문에 80% 이상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그 이유로 주행거리와 충전의 불편함을 지목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전기 이륜차의 최신 버전과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에 대한 설명 후에도 35% 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다.

<녹색경제신문>은 배달 업체 라이더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전기 이륜차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최근 배달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배달 업체를 옮겼다는 라이더는 “굳이 전기 이륜차를 탈 필요가 없다”면서 “주변에서도 전기 이륜차로 배달을 하는 라이더를 못 봤고, 우리 지사에도 전기 이륜차로 배달을 하는 라이더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충전소를 본 적이 없다”면서, “음식을 빨리 픽업해서 배달하기 위해 신호위반까지 하는데 배터리 충전소까지 찾아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렵게 만난 전기 이륜차를 이용하는 라이더는 “다른 라이더들에게 전기 이륜차로 배달을 한다고 하면, 비 오는날에는 배달 못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전기 이륜차를 생소해한다”면서, “아직까지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서 배터리 교환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늦은 밤이나 새벽에 배달을 다니다보면 조용하게 배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며, “매연이나 소음 때문에 전기 이륜차로 전환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한다”라고 덧붙였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 역시 배달 업계의 전기 이륜차 전환이 쉽게 확대되지 못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달의 민족측은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라이더들은 한 분 한 분이 개인 사업자로 고용관계가 아니라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일단 전기 이륜차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면서, “전기 이륜차 전환에 따른 충분한 메리트가 없다면 사실상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달했다.

실제로 안 대표는 플랫폼사에 전기 이륜차 배달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자는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일반 콜을 받는 것에 비해서 친환경 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수익에 의해서 라이더들이 전기 이륜차로 바꿀 것이라는 분석에서 제안을 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쿠루는 라이어들이 전기 이륜차 운행시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계속해서 고민하며 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루는 GS리테일과 협업해 편의점에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전기 이륜차에서 배터리를 꺼내서 교환기에 삽입하면 충전돼 배터리가 나오는 시스템”으로, “디자인이나 이런 걸 좀 더 개선하고 획기적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일단을 고고로의 방식을 따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초 내로 교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고, GS리테일과 협업해 편의점에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편의점의 뛰어난 접근성과 퀵커머스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대신, 편의점에서 충전하고 일거리도 얻을 수 있으면 전기 이륜차에 대한 메리트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의 계획을 고려할 때 쿠루의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가 2025년까지 배달용 이륜차를 100% 전기 이륜차로 교체하겠다면서, 공중전화 부스 등을 활용해 전기 이륜차 충전 스테이션을 구축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산업부에서도 전기이륜차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실증을 추진하면서 쿠루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 대표는 강연을 마치며 “쿠루는 계속 전진하게 될 것”이라면서, “쿠루와 협력하고 싶으신 분들, 또한 공공기관 내에서도 배터리 스테이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에 대해서도 한번 협력할 수 있으면 너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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