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동유럽, 아프리카 수출 기대
미국의 원자력 제조기업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Westinghouse Electric Co LLC, 이하 웨스팅하우스)은 5월 4일(미국 동부 현지 시간)에 무탄소 배출로 전기 발전이 가능한 ‘AP300’ 신 소형 모듈러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 모델을 공식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언론들이 보도했다.
리타 바란왈(Rita Baranwal) 웨스팅하우스 최고기술경영자에 따르면, 업체 측이 이번 공개한 새 SMR 기술은 시간당 300 메가와트(MWh) 규모 전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이어서 그같이 이름 됐다고 밝히고, 기존 차세계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와 달리 특수 연료나 액체 금속 냉각제를 필요치 않아 인근 수역이 없는 내륙에도 배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웨스팅하우스의 AP300 SMR 원자로는 현재 미국 조지아 주 동부에 위치한 보그틀 전기 발전용 핵발전소(Vogtle Plant)의 증축 건설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시공에 들어가 2033년부터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AP300은 이미 중국에 수출된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를 소형화한 버전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가 4곳에서 가동되고 있고 6곳이 신규 시공 중에 있다.
오는 2027년부터 상업용 생산에 들어가면 AP1000 원자로의 약 3분의 1 발전용량인 3만 가정에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의 전력을 발전할 수 있게 된다. 가동 폐쇄된 기존 석탄발전소를 원자로로 전환하거나 동떨어진 외곽 거주지역에 발전소 설치가 가능하다.
AP300 소형 원자로의 비교적 저렴한 건설비도 미래 영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데이빗 더럼(David Durham) 웨스팅하우스 에너지 시스템 사장은 美 경제금융 TV뉴스 채널 CNBC과 가진 인터뷰에서, 2022년 MIT대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AP300는 건설비용은 대당 약 10억 달러(우리 돈 약 1조 4,500억 원)로 AP1000 시설 건설에 드는 비용(68억 달러, 우리 돈 9조 9천억 원)의 7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에너지 당국이 승인한 SMR 기술은 미국의 SMR 전문 제조업체인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Corp) 사의 보이저(VOYGR™) SMR 핵발전소가 유일하다. 웨스팅하우스 측은 美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오는 2027년 중으로 AP300 기술의 상업적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치 달성을 위해 기성 핵발전소 가동 유지 및 차세대 원자력 발전 사업을 지지하는 입장인 만큼 웨스팅하우스는 벌써 미국 내 일부 주들 — 예를 들어, 오하이오와 웨스트버지니아 주 — 에너지 당국과 기존 석탄발전소를 AP300 원자로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비공식 미팅을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웨스팅하우스는 AP300 차세대 소형 원자로 기술로 중국 내 여러 기성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하고 바닷물 담수처리공장 가동 및 기타 산업용 에너지를 공급하는 등 중국 시장 수출을 희망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핵 확산 금지책 일환 대중국 핵수출 금지 조치가 풀려야만 수출이 가능하다.
또, 웨스팅하우스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권, 사하라 인근 아프리카(이집트, 나이지리아), 동남아(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기성 대형 AP1000 원자로 건설 사업 가능성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AP1000 모델은 건설비가 더 비싼 대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서 기저 부하로 대량 전력이 필요한 국가에 적합하다고 업체 측은 주장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