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늘린 한국투자증권, 건전성 비용 치르나…구NCR 하락
상태바
발행어음 늘린 한국투자증권, 건전성 비용 치르나…구NCR 하락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4.24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행어음 잔고 11조원 돌파
구NCR 지표 20%p 하락
조정 레버리지비율도 저하
[출처=한국투자증권]<br>
[출처=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잔고를 늘린 한국투자증권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11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업계 최고치다.

문제는 규제상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기업금융, 부동산 등에 의무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험 투자액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지표 하락이 불가피한 지점이다.

지난해 회사의 발행어음 잔고는 11조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2조6513억원) 증가했다. 회사를 제외한 초대형IB 증권사 3곳(미래에셋·NH투자·KB)의 잔고는 평균 6조4399억원으로 이를 절반가량 밑돈다.

회사는 2018년 발행어음 인가 이후부터 발행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2018년 4조2355억원에서 ▲2019년 6조7134억원 ▲2020년 7조5637억원 ▲2021년 8조3719억원 등이다.

이를 따라 전체 자금조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발행어음 비중은 16.12%로 전년 대비 28% 늘어났다. 발행 첫해인 2018년 이 비중은 6.43%에 그쳤다.

전체 차입부채 중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2018년(13%) 대비 약 두 배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상 등에 이자비용은 더 가파르게 올랐다. 작년 발행어음 이자비용은 총 2552억원으로 전년 710억원 대비 3배 넘게 불어났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발행어음은 당국 규제상 조달 자금 일부를 기업금융(최소 50%), 부동산(30%) 등에 투입해야 한다.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총위험액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말 회사의 구NCR(순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약 20%p 내려간 173.9%로 집계됐다. 

구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으로 2016년 신NCR 도입 이전까지 쓰인 건전성 지표다. 자기자본 규모가 클수록 신NCR이 왜곡되는 문제에 신용평가사들은 구NCR을 건전성 지표로 병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투자증권의 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요인 중 하나로 ‘구 NCR이 150%를 지속적으로 하회할 경우’라는 조건을 달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발행어음 잔고를 늘리면서 회사의 조정 레버리지 비율도 상승했다. 기업의 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한국기업평가가 계산한 비율은 지난해 7.2배로 전년도 6.1배 대비 큰 폭 늘어났다. 

최근 불어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도 건전성 변수다.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작년 93.2%로 전년 대비 26.5%p 늘어났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평균치는 53.8%다.

질적 위험도 존재하는 편이다. 전체 부동산PF 익스포저 중 중·후순위 사업장 비중이 60%, 브릿지론 40% 등으로 부동산 경기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기업평가 정효섭 책임연구원은 “발행어음 업무를 본격 개시한 2018년을 기점으로 위험선호성향이 확대되며 저위험자산 비중이 하락세”라며 “발행어음 조달규모 증가와 우발채무 확대로 자본적정성 지표 부담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그룹사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23.18%)을 인수하면서 완만한 건전성 지표 회복이 예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별도 기준)은 6조55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5억원(3.6%) 증가했다. 3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부터 수취한 현금 배당금이 모두 자본으로 인식될 경우 자기자본 규모는 약 8.1조원으로 계산된다.

현재 한도까지 차오른 발행어음 잔고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 규제상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다. 자본 확충 시 3조원가량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구NCR은 모든 증권사가 관리하고 있는 지표다. 다만 당국 커트라인(150%)을 지키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줄고 늘어나는 추이는 큰 위험이 아니다”라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규모가 늘어나면서 발행어음이나 신용공여 한도 확대를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