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건전성 휘청이던 한화손해보험..."실손보험료 인상 최대 수혜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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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건전성 휘청이던 한화손해보험..."실손보험료 인상 최대 수혜자 전망"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4.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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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분기 RBC비율 122.8%
금융당국 밀착감시 대상 분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에 힘써
IFRS17 도입에 최대수혜자로 지목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한화손해보험 사옥[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사옥[사진=한화손해보험]

지난해 한화손해보험 위기관리 능력이 눈에 띈다. 건전성 이슈를 딛고 역대 최대 실적까지 달성했기 때문이다. 올해 회사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손해율 개선 등에 한화손보가 최대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한화손보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휘청였다. 당시 RBC 비율이 122.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를 밑돌았다. 전년 말 대비 54.1%p 하락한 수치다. 같은 달 금융당국은 한화손보를 밀착감시 대상으로 분류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채권평가 손익이 하락한 탓이다. 앞서 한화손보는 2020년 기존 보유 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했다. 저금리 시기에 평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금리 상승폭 예상 실패로 금리민감도가 높은 매도가능채권이 하락하면서 자산 건전성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순자산)을 요구자본(보험부채)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 과정에서 자본잠식 이슈도 발생했다.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1152억원으로 급감했다. 자본잠식률은 93.7%로 완전 잠식을 간신히 면한 상태였다.

회사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즉각 자본확충에 힘썼다.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5월 1500억원 규모의 영구채, 9월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 11월에는 여의도 사옥을 4560억원에 매각했다.

이 같은 노력에 지난 9월 RBC비율 154.29%, 12월 153.32%를 기록하면서 권고치를 웃돌았다. 올 2월에는 금융당국이 한화손보의 적기시정조치 유예안을 의결하면서 금융당국 제재로부터 벗어나기도 했다.

회사는 건전성뿐만 아니라 실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 순익이 급증했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3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93.7%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손해율 개선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손해율은 82.6%로 전년 대비 1.5%p 개선됐다. 특히 차 보험 손해율은 79.6%로 개선 폭(4.1%p)이 가장 컸다. 일반보험 손해율 70%, 장기보험 손해율은 78.0%다.

차 보험 디마케팅, 장기보험 중심 매출 확대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한화손보는 수익성 적은 차 보험 언더라이팅을 강화했다. 지난해 차 보험 원수보험료는 7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반면 장기보험은 4조8928억원으로 3.3% 늘었다. 각각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7%, 79.9%다.

실손보험료 인상과 IFRS17 도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이 흐름을 이어 올해 전망도 밝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손보험료 인상과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이 회사의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실손보험료 인상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장기보험 비중이 커 실손 민감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2023년에도 실손 손해율 개선에 의한 장기보험 손해율 하락이 예측되는 가운데 한화손해보험이 본질 가치에 있어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라며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것이 정당한 수순이다. 업종 내 톱픽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IFRS17 도입에 자본잠식 우려도 완전히 탈피한다. 회사에 따르면 현 회계를 IFRS17 전환 시 자기자본은 3조791억원이 된다. 부채를 시가 평가해 부채총계가 지난해 말 기준 20조1152억원에서 올해 13조 9426억원으로 감소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이 IFRS17을 적용한 올해 1월 1일 연결 지배지분 자본총계는 3조791억원(자본금 7740억원)이라고 공시했다”며 “자본잠식 우려는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반보험 및 차 보험 경쟁력 확보, RBC 비율이 업계 평균치(202%)를 한참 못 미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달 정기주총을 통해 선임된 나채범 대표이사는 "올해 주력 GA(법인대리점) 중심 지배력 확대, 상품경쟁력 획기적 개선 등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해 시장에서 도약하겠다"는 경영방침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IFRS17 도입 시 자본잠식 해결뿐만 아니라 K-CIS(새 지급여력비율)로 전환돼 지급여력도 회복했다"며 "금융자본성증권 도래 시점이 다가오고 경제 위기 등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K-CIS 경과조치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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