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술신용평가, 1년만에 3분의1토막까지?...지난달 나이스평가정보 등 4대 신평사 신용 발급, 일제히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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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술신용평가, 1년만에 3분의1토막까지?...지난달 나이스평가정보 등 4대 신평사 신용 발급, 일제히 곤두박질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4.11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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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기술신용평가 취지에 맞지 않는 기업들 걸러지는 상황...감소세 줄어들 것
학계·공인회계사회, 경기 회복 둔화로 기업 성장세 둔화 지속 예상
[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지난달 6대 시중은행에 대한 4대 신용평가사의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시장 증가율이 많게는 74%에서 적게는 52%까지 감소함에 따라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기술신용평가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술신용평가란 기술 사업화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가액·등급 또는 점수 등으로 평가하는 것을 뜻한다. 각각의 신평사들은 기술력을 중심으로 기업의 기술성·권리성·시장성·사업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한다.

신평사들에 의한 기술평가 보고서는 은행, 투자 기관, 조달청 등 기술금융과 정책 지원에 활용된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이 확인한 각사의 지난달 발급 시장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기업·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 대한 4대 신평사(KoDATA·나이스평가정보·나이스디앤비·이크레더블)의 전년 동기 대비 발급 증가율은 각각 -52%, -56%, -74%, -42%로 집계됐다.

이렇게 발급 증가율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신평사에서 이직한 많은 수의 기술신용평가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은행이 자체 기술신용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한 게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기존에 기술신용평가 범주에 있던 의료, 도소매 등이 한국신용정보원의 기술신용평가 가이드라인에 의거 평가가 어렵게 되면서 증가율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품질 이슈로 인해 보고서에 들어가는 공수 증가와 가이드라인 부적합 업종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감소세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평사의 마이너스 증가율의 원인 중 하나는 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경제가 회복돼야 기업은 투자를 늘리고 투자를 늘리기 위해 차입금 성격의 여신을 일으키는데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 자체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론적으로 봤을 때 상저하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뚜렷하게 하반기 회복에 대한 신호가 보이지는 않는다"며 "반도체 경기게 좋아져야 경기 회복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아직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성장률 추세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성장률 감소는 정체된 생산성에 공통 요인이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의 당사국 중국의 수출은 흔들리지 않았으나 한국 수출은 2년 연속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경수 교수는 "기업을 축으로 하는 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인회계사회도 국내 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인회계사회가 발표한 CPA BSI(공인회계사가 평가한 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경제 BSI 비율은 2023년 1분기 현황 BSI는 전분기 대비 8p 상승한 68로 조사됐다"며 "지난 분기보다 체감 경기가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전망치(72)도 1분기 현황과 유사하게 전 분기보다 상승(+14p)했으나, 100을 하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공인회계사들은 2분기 경기도 어둡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BSI 비율도 조선·금융업을 제외하고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산업별로 보면 2023년 1분기 현황은 조선(123)·금융(102) 업종을 제외한 산업이 기준선 100을 밑돌며 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2023년 2분기 전망은 식음료(+38p), 금융(+24p)을 비롯해 산업의 BSI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조선(135) 업종을 제외하고 대다수 산업이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술신용평가 발급 시장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평사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더딤에 따라 은행의 신용평가 의뢰 감소와 은행으로의 기술신용평가 인력 유출도 맞는 말이지만, 기존에 기술신용평가의 취지에 맞지 않는 기업들이 걸러지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감소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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