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업사원’...기업은행, 베트남 법인 설립에 ‘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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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영업사원’...기업은행, 베트남 법인 설립에 ‘부스터’
  • 이영택 기자
  • 승인 2023.04.01 0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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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인가 신청 이후 6년 만에 쾌거
정부의 금융사 해외진출 장려 정책 영향
기업은행.
기업은행.

기업은행이 정부의 금융사 해외진출 지원 움직임에 힘입어 베트남 법인 설립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 이는 2017년 법인 인가를 신청한 이래로 6년 만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베트남 지점 설립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최근 정부 및 금융당국의 금융사 해외진출 장려 정책과 맞물러 지면서 정부의 추진 방향과 궤를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도움을 받게 된 만큼 베트남 법인 설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업은행은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등 2군데 지점을 운영 중이며, 2017년 베트남금융당국에 법인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자국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 법인이 없는 외국계 은행의 지점을 최대 2개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은 현지 법인으로 전환해 국내 기업이 대거 진출한 공단 지역에 추가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윤종원 전 행장은 법인 인가를 받기 위해 직접 베트남을 방문했다. 윤종원 전 행장은 현지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현황을 점검했으며, 베트남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를 만나 중소기업금융 협력사업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허나 베트남 금융당국은 아직도 현지 은행산업 구조조정을 이유로 외국계은행의 신규 은행인가 발급을 보류 중인 상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처=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업은행이 베트남 금융당국의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장려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지난 11일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레 밍 카이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나 베트남 내 기업은행 법인 설립 등을 합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열린 제2차 한-베트남 경제부총리 회의에서 “공급망 협력은 두 나라 경제 협력의 핵심 키워드”라며 “한국 기업의 투자, 베트남 기업과의 협력이 지속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 등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정책금융 확대를 위해서 기업은행의 베트남 법인 설립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br>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br>

이어 지난 30일에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응우옌 낌 아인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를 만나 국내 금융사의 현지 진출을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소영 부위원장은 “베트남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중국 다음으로 한국 금융회사의 진출이 많은 국가다. 양국 간 금융 협력이 확대되고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이 현지화 및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로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법인 설립을 위한 인가 신청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이 금융위원회 산하의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동참하기 쉬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은행 간 직접적인 전후·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건 아니다”며, “다만 기업은행이 금융위원회 산하의 국책은행인 만큼, 기업은행의 해외진출 시도가 정부의 정책 수립과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추경호 부총리가 ‘전 부처가 영업사원’이라고 선언한 만큼, 정부가 기업은행 외의 금융사에도 해외진출의 꿈을 선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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