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용돌이 속 KT 주주총회 뚜껑 열어보니...“경영 공백 최소화와 외압 방지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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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용돌이 속 KT 주주총회 뚜껑 열어보니...“경영 공백 최소화와 외압 방지책 필수”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3.03.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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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욱 직무대행 “경영정상화 최선, 새 대표 선임까지 최소 5개월 예상...최대한 빨리”
-소액주주·노조 “민간회사 대표 선출에 정치권 개입, 초유의 사태...외압 방지책 필요해”
KT 서초센터. [사진=조아라 기자]
KT 서초센터. [사진=조아라 기자]

KT는 대표이사 선출 과정에서 외풍 논란으로 후보들이 연이어 사퇴해 초유의 ‘경영 공백’ 상태에 처해있다.

31일 소용돌이 속에 열린 KT의 제41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을 <녹색경제신문>이 다녀왔다.  

KT의 정기 주총이 열린 서초 KT연구개발센터 입구는 KT 사내 노조들의 현수막만 펄럭일 뿐 예상외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오히려 KT 주총을 취재하려는 여러 언론사의 취재진들이 모여 장사진을 이루었다. 한때 카메라 장비와 기자들이 너무 몰려 주총 입구를 막자 경호원들이 통로 확보를 위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 

이날 주주총회가 열리는 본회의장이 한정된 인원만 수용이 가능한 탓에 뒤늦게 온 몇몇 개인 주주들은 화상 중계장 말고 본회의장으로 들여보내 달라며 작은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KT 주주총회장 입구. [사진=조아라 기자]
KT 주주총회장 입구. [사진=조아라 기자]

대표이사 유고 상황에서 열린 이번 주총에서의 최대 화두는 경영상 공백 최소화와 외압 방지책 촉구로 압축됐다.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인 박종욱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새로운 지배구조 수립하고 정상경영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새 대표 선임까지 약 5개월 걸릴 것 예상하고 있다. 단축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일반 주주들과 노조측은 현 사태를 촉발하게 한 ‘외풍 방치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T소액주주연대' 네이버 카페 대표. [사진=조아라 기자]
'KT소액주주연대' 네이버 카페 대표. [사진=조아라 기자]

‘KT소액주주연대’ 네이버 카페 개설자인 40대 주주 A씨는 발 빠른 경영 정상화와 회사 경영을 방해하는 외압을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총이 끝난 뒤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A씨는 “KB 국민은행이나 여타 모범적인 정관 변경을 참고해 정치권을 비롯한 비전문가들의 경영 개입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와 관련된 정관 명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 대한 입장을 묻자, A씨는 “공정과 상식을 말하고 자유경제를 수호하겠다던 정부가 KT 대표인선에 개입해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라며 비판했다. 

주주로서 현 상황에서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기분 좋을 주주는 없을 것”이라면서, “당장 주가가 떨어진 것보다 다른 IT·통신사들은 발 빠르게 치고 나가는데 와중에 지금과 같은 경영공백 사태가 주주로서 달갑지 않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A씨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서 자사주 매입 확대나 추가 소각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활동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A씨는 “임시 주총에서 개인주주자격으로 KT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주들이 뭉쳐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임시 주총 관련, KT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라며, “지금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A씨에 따르면 ‘KT 소액주주 연대’는 지금까지 약 390만주를 모은 상태다. 이후 임시 주주총회 때까지 추가 매수한 주식까지 더해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KT 41기 정기 주주총회장 입구. [사진=조아라기자]
KT 41기 정기 주주총회장 입구. [사진=조아라기자]

KT 새노조에서도 주총 전 공식 입장을 내고 “정치권 개입 차단 없이 KT의 미래는 없다”라며, 경영 일선에 외풍을 막을 수 있도록 KT 경영진들의 결단을 요구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주총장에서 “현재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CEO 선임을 보면서 황당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완전 민영화가 된 사기업에 정치권에서 감놔라 배추놔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총 4개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했던 강충구·표현명·여은정 이사는 주주총회 직전에 동반 사퇴했다.

한편, KT의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52주 신저가인 2만 8000원대로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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