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공백 사태] 박종욱 대행체제 두고 우려 목소리...5개월 공백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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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표 공백 사태] 박종욱 대행체제 두고 우려 목소리...5개월 공백 어떡하나?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3.3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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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사외이사 없이 대규모 투자 결정 불가, 사실상 올해 사업 끝난 것”
-“KT, 현상진단 잘못하고 있어...회사와 직원, 주주 위한 결정 아니야”
[사진=KT]
[사진=KT]

박종욱 임시대표 체제를 가동하기로 한 KT의 결정을 두고 회사 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3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특히, 정식 CEO와 사외이사가 부재한 5개월의 공백 동안 비정상 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KT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두 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거치다 보면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비즈니스가 급변하는 통신업계에서 5개월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다고 볼 수 없다”라며, “사실상 올해 사업은 어렵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통신사업 관련 영업 부문 등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에는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KT의 경우 300억원 이상의 투자 건에 대해서는 이사회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이러한 대규모 투자 결정이 필요한 사안은 아무래도 진행하지 못 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면 수주건의 경우 공고가 대개 한 달 정도 유효한데, 경영진 부재로 결정이 늦어져서 들어가지 못하면 그 사업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임원들의 실적을 평가할 때 보통 8~9개월의 실적을 갖고 평가하는데, KT가 5개월 동안 특별한 일을 못 한다고 봤을 때 사실상 올해 내내 아무 일도 추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KT의 임시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사진=KT]
KT의 임시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사진=KT]

박종욱 임시대표(경영기획부문장 사장)를 향한 시선도 그리 곱지 않다. (관련기사) 그는 새로운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선임하는 동안 KT의 직무대행 체제를 이끌게 됐다.

KT 임원 출신 한영도 상명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회사가 대행체제로 간다지만 이는 인정받는 대응책이 아니다"라며, “이는 회사와 직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KT에서 현상진단을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욱 사장은 앞서 지난해 KT 이사회 추천을 받아 각자대표이사 후보에 올랐다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로 그날 스스로 사퇴했던 이력이 있다. 

KT는 이번 임시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 박 사장을 두고, 회사 정관 및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의거해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욱 사장은 “현 위기 상황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임직원이 서로 협력하고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 KT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고객과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라며, “고객서비스 및 통신망 안정적 운용은 물론,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영도 교수는 “이번 KT의 사태는 지배구조에 관여하는 회사 안팎 사람들이 서로 명분을 걸고, 그것을 핑계로 각자 이익을 도모하는 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회사와 직원, 고객을 위한 생각은 물론, 산업 전체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대의도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혜롭게, 그리고 유연하게 각자 개인의 욕심을 내려놓고 회사와 고객, 직원, 전체 주주를 생각해줬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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