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마케팅에 체했나...캐롯손보, 데이원스포츠와 네이밍후원 종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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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마케팅에 체했나...캐롯손보, 데이원스포츠와 네이밍후원 종료, 왜?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3.24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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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농구단 네이밍후원 종료
캐롯점퍼스 잇따른 논란에 이미지 타격
적자 행진에 과도한 마케팅이라는 목소리도
[제공=캐롯손해보험]
[제공=캐롯손해보험]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데이원스포츠와 네이밍후원 계약을 종료했다. 계약한 지 1년도 채 안 됐다. 캐롯점퍼스의 ‘임금 미지급’ 등의 논란에 이미지 타격을 면하기 위해 발을 뺀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8월 데이원스포츠가 운영하는 남자 프로농구단과 네이밍스폰서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고양시를 연고지로 둔 농구단 이름은 ‘캐롯점퍼스’로 지어졌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간은 4년이며 연 3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회사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스포츠 팬 대상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전종우 단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는 “기업은 스폰서십을 통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며 “스포츠의 이미지를 자사의 이미지로 전이시키고 글로벌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21일 데이원스포츠와 네이밍스폰서 계약을 종료했다. 계약한 지 7개월 만이다. 이에 캐롯점퍼스와 관련된 논란에 더 큰 이미지 손상을 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캐롯손보의 마케팅 전략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캐롯점퍼스는 창단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KBL(한국프로농구연맹) 가입비 문제로 주목 받았다. 자금난으로 데이원스포츠가 KBL에 가입비 1차분(5억원)을 제때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KBL측의 최후통첩일 전날인 지난 10월 12일에 납부했다.

다만 이달 말일까지 내야 하는 미납분 10억원을 지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구단 운영도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악화로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농구단 지원이 끊긴 탓이다. 이 때문에 1~3월 선수단 급여 지급도 지연되고 있다.

또 캐롯과 관계된 구단 사무국, 이벤트 대행사 등이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원스포츠는 출범 1년도 안 된 채 캐롯 매각에 나섰다.

이러한 배경에 네이밍스폰서로 나섰던 캐롯손보의 이미지만 타격받았다. 일각에선 적자 회사가 과도한 마케팅을 시도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캐롯손보가 스폰서를 할 만큼 자금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출범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019년 -91억원,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에는 –482억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점퍼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임금 체불’ 등의 오명과 함께 캐롯손보 이미지도 많이 타격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업계 특성상 신뢰가 생명이기 때문에 더 큰 이미지 추락이 지속되는 것을 막고자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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