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다음 먹거리는’…NH·SK증권,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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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다음 먹거리는’…NH·SK증권,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두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2.24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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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배출권 시장 2030년 50조 규모
NH투자증권, 친환경 프로젝트 투자 나서
SK증권, 자발적 배출권으로 탄소중립 달성
[출처=각 사, Unsplash]

NH투자증권, SK증권이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VCM)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 유통업무에 그치지 않고 관련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거나, 배출권을 구매해 탄소중립을 이루는 등 업계 최초 행보를 잇고 있다.

자체 역량제고를 통해 친환경 금융 등 ESG 경영을 확대할 뿐 아니라 배출권 중개, 기업 자문서비스 진출 등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크게 규제적(compliance), 자발적(voluntary) 시장으로 나뉜다. 규제 시장은 정부가 기업에 감축의무를 부여하며 개인, NGO(비정부기구) 등 민간·공공부문의 참여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규제 시장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0% 밖에 커버하지 못한다.

자발적 배출권 시장은 이에 대한 보완적 성격으로 등장했다. 자발적 시장 안에선 비의무대상 기업이나 공공기관, 개인 등이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통해 배출량을 감축하고 성과를 인증받아 발행한 크레딧(Credit)을 거래할 수 있다.

최근 증권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권(STO) 만큼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쉘(Shell),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글로벌 자발적 배출권 사용량은 1억6600만톤으로 집계됐다. 2012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다. 

전체 배출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치나 성장가능성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회사에 따르면 2030년 배출권 시장은 100~400억 달러(10~5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Shell, BCG]

이 같은 배경에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금융당국 업무신고 등 관련 시장진출에 나섰다. 다만 선뜻 첫발을 내디딘 곳은 NH투자증권, SK증권 두 회사가 유일하다.

NH투자증권은 연초 운용사업부 내 탄소금융팀을 신설했다. 국내외 탄소감축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탄소금융팀은 범농협 정체성을 고려한 농·축산부문 탄소감축 사업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권을 유통하고, 관련 노하우를 기업에게 전하는 자문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바이오차 생산기업 ‘4EN(포이엔)’과 온실가스 감축사업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포이엔은 커피박(커피찌꺼기)을 원료로 바이오 플라스틱 등을 제조하는 친환경 벤처기업이다. 연내 경기도 안성시에 공장을 짓고 친환경 소재 ‘바이오차(바이오매스+숯)’를 생산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총 16만7000톤에 달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박건후 클라이언트 솔루션본부 대표는 “바이오차 생산 및 농업적용 기술은 농업생산성을 늘리는 동시에 탄소를 땅속에 반영구적으로 저장함으로써 탄소감축의 질적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향후 바이오차를 비롯한 농축산업 관련 탄소감축활동이 금융시장에 원활히 연계될 수 있도록 배출권 시장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지난 2021년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본사 및 25개 지점에서 발생한 직·간접 배출량(Scope1&2)을 측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상쇄한 방식이다. 업계 최초로 이뤄진 시도다.

회사는 신뢰성 있는 크레딧 구매를 위해 베라(Verra),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등에서 인증받은 크레딧을 선별 구매했다. 또 단일 프로젝트가 아닌 산림황폐화 방지 사업 등 10곳 이상의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크레딧을 조합했다.

SK증권 엄태성 기후금융팀장은 “크레딧을 활용한 상쇄뿐 아니라,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스코프1, 2 감축 계획을 세우고 친환경 생활 문화 정착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관련 비즈니스 모델 수립, 자발적 크레딧을 통한 탄소중립에 관심있는 기업에게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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