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운명', 김병준 직무대행 '6개월'에 달렸다···"정경유착 오명 비판에도 대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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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운명', 김병준 직무대행 '6개월'에 달렸다···"정경유착 오명 비판에도 대안 없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2.20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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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정기총회서 선임…이웅렬 "과도기 이끌 적임자"
- 차기 회장 영입 및 쇄신에 성공할 가능성엔 회의적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앞으로 6개월간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회장직무대행으로 하는 임시 체제로 운영한다.

하지만 전경련이 그간 정경유착 오명을 들어왔던 터러 정치권 인사의 영입에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전직 대기업 고위 관계자 A씨는 "전경련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패싱'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며 "허창수 회장 이후 여전히 새로운 차기 회장을 찾는 것이 어렵고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23일 정기총회에서 김병준 회장을 회장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김병준 회장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를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대통령 특보 등을 지냈다. 이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은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

전경련 회장을 정치권 출신 인사가 맡는 것은 처음이다. 재계에서 차기 총수를 못찾은 셈이다. 

전경련은 그간 이병철 삼성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정주영 현대 회장, 구자경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김우중 대우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이끌었다. 차기 회장을 못찾아 가장 오랜 기간 회장을 맡은 허창수 회장도 GS그룹 총수였다. 

허창수 회장은 올해 1월초 "쇄신할 필요가 있다"며 12년 만에 사임을 표명했다. 허창수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2021년 임기를 마칠 때마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마땅한 후보가 없어 책임감 때문에 회장직을 계속 맡아왔다.

허창수 회장의 사임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경제사절단 일정에도 동행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 또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단체장들을 불러 청와대 상춘재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을 때도 전경련은 빠졌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다. 이웅열 위원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에게도 차기 회장직을 제안했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열 위원장은 "지금 전경련은 탈퇴한 기업과 국민으로부터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객관적인 시각과 뛰어난 역량으로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김병준 회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 6개월간 기간이 지나고 결과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 측은 “김병준 회장 내정자는 풍부한 경험과 학식뿐 아니라 전경련이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전경련을 과도기적으로 맡아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설명했다. 

그렇지만 김병준 회장이 6개월 과도기를 맡는다고 해도 차기 회장 영입은 물론 쇄신에 성공할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는 재계의 분위기다. 

존폐의 위기에 처한 전경련의 운명이 김병준 회장의 6개월 과도기에 달렸다. 

허창수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3년 한국경제는 성장과 퇴보가 갈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라며 “환부작신의 자세로 글로벌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할 때”라고 밝혔다.

환부작신(換腐作新)은 썩은 것을 도려내어 새것으로 바꾼다는 의미다. 전경련이 환부작신해야 할 때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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