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CEO 제재 원점에…판매 증권사, 심사 결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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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CEO 제재 원점에…판매 증권사, 심사 결과 ‘촉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2.0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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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 문책경고 받아
제재 확정 시 경영공백 불가피
다만 우리금융 대법원 무죄 선례 존재
[출처=대신증권]<br>
[출처=대신증권]

지난달 금융당국이 라임펀드 판매 금융사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제재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대신증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20년 양홍석 부회장(전 사장)이 문책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제재가 확정될 시 일부 경영공백이 불가피하나, 최근 동일한 처분을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손 회장이 받은) 무죄판결을 기반으로 제재심사가 진행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결과를 우호적으로 점치고 있다”며 “(두 경영진에 대한) 제재 근거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라임펀드 사태로 당시 대신증권 사장이던 양홍석 부회장은 문책경고를 받았다. 확정 시 금융권 취업제한 3년에 해당하는 제재다.

양 부회장은 양희문 대신증권 전 회장과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현재 회사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신증권은 연초 지배구조규범을 개정하면서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원칙 및 자격 조항(제25조, 27조)을 신설했다. ‘현 최고경영자는 임기 중 차기 후보를 육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양 부회장의 승계를 앞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당국이 기존 제제를 확정 지을 시 양 부회장은 경영일선을 최대 3년간 떠나야 한다. 6차례 연속으로 사내이사(등기이사)로 활동했던 연속성이 끊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오너일가 중 이사회에는 이어룡 회장만 남게 된다. 이 회장의 나이는 만 69세다. 대신증권 정관에는 회장의 나이 제한이 없지만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70세룰’을 두는 등 금융권에서 70대 회장은 드문 편이다.

그렇다고 당국제재로 오너일가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건 아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뿐 전문 경영인 등을 앞세워 영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취업제한이 풀리지 않았더라도 영향력을 갖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경영상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는 건 사실이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문제는 오너일가의 그룹 장악력이다. 3분기 양 부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은 총 15.51%다. 다른 증권사 오너일가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한국투자증권 지분 20.70%를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김익래 회장과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주사 다우데이타 지분 26.57%, 6.5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우데이타 지분 31.56%를 보유한 이머니 최대주주(33.13%)이기도 하다. 

이 같은 배경에 대신증권은 과거부터 롯데그룹, JP모건 등의 적대적 M&A(인수합병)설에 휘말려 왔다. 이에 지난 10년간 자사주 상여금, 현금매입 등을 통해 보유지분을 부지런히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커진 게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경영 공백을 노린 공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SM엔터테이먼트 이수만 최대주주는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은 카카오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물론 대신증권은 그간 높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과 비교해 장기수익률에서 뒤처지지 않는 등 소액주주를 회유할 만한 유인이 적은 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재 확정 시) 양 부회장이 3년 뒤 다시 등기임원으로 복귀하거나, 미등기 임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지분 규모로 볼 때 오너로서의 영향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이번 지배구조규범 개편은 전문경영인 체제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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