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구광모, 금리 급등 여파 '상속세 동병상련'···최태원·신동빈·정몽준 등 대출액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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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구광모, 금리 급등 여파 '상속세 동병상련'···최태원·신동빈·정몽준 등 대출액 많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2.06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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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2조9000억원- 구광모 7000억원, 상속세 5년간 나눠 연부연납
- 이재용, 납세담보 및 배당금으로 납부 중...향후 주식담보대출 받을 수도
- 구광모, 주식담보대출로 해결...올해 11월 마지막 납부, 재원 마련 고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고금리 여파에 따라 상속세 부담이 커지면서 '동병상련(同病相憐)' 고민에 빠졌다. 

두 사람은 각각 고(故) 이건희 회장과 고 구본무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가 만만치 않아 상속세 납부에 고민이 커진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총수도 각각 대출 규모가 2000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고충이 예상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대표는 상속세로 각각 2조9000억원과 7000억원을 5년간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하고 있는데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부연납이란 상속세 납부 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유가증권 등을 납세 담보로 제공하고 일정 기간 세금을 나눠 낼 수 있게 한 제도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5년간 6회에 걸쳐 연부연납으로 나눠서 상속세를 납부 중이고, 오는 4월 3회차 상속세 납부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구광모 LG 대표

이재용 회장이 상속받은 주식 지분은 약 5조원 어치에 달한다. 이 중 상속세 약 2조9000억원에 대한 재원 마련은 납세 담보로 해결하고 있다. 담보만 제공하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몇 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이 납세 담보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이유는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지분 유지가 필요하다. 

이재용 회장은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해 지난 2021년 4월 삼성물산 주식 3267만4500주 및 삼성SDS 711만6555주를 납세담보로 공탁했다. 이어 2021년 9월 30일자로 의결권 있는 삼성전자 주식 583만5463주(0.1%)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당시 주가 기준으로 약 4300억원 규모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또 이재용 회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배당금을 활용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화재 등 5개 상장사 주식을 통해 매년 3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는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미등기 임원이지만 무보수로 일하고 있어 연봉은 없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해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이재용 회장은 앞으로 부족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걱정이다. 

구광모 대표는 대출로 총 7162억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를 매년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 대표는 지난해 11월 말 약 1200억원 규모의 상속세 5회차를 납부했다. 올해 11월 마지막 6회차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구광모 대표는 지난 2018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상속 결정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판토스 지분 7.5%를 매각해 상속세 1차분을 마련했다. 이후 2021년 LX홀딩스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해 추가 재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구광모 대표는 더 이상 주식 매각이 어렵게 되자 대출에 의존하게 됐다. 

구광모 대표는 상속세 5회차 납부 직전인 지난해 11월 29일 LG㈜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신증권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약 5%대 금리로 1620억원을 빌렸다. 구광모 대표는 현재까지 LG㈜ 주식의 45% 정도를 담보로 맡겼다. 

고 구본무 LG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대표는 2018년 6월 LG㈜ 회장을 맡아 2019년 54억원, 2020년 80억원, 2021년 88억원 등 총 222억원 규모의 보수 및 성과급을 받았다. 종합소득세 등 세금 50%를 빼면 약 156억원을 상속세로 낼 수 있는 금액이다.

구광모 대표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수령한 배당금은 약 2470억원 규모다. 2022년 예상 배당금은 약 700억원이다. 세금 45%를 빼면 실제 받는 배당금은 약 1743억원이다. 이 또한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구광모 대표는 오는 11월 상속세 납부 시기가 큰 고민이다. 

우선 마지막 상속세 6회분 1200억원 정도를 납부해야 한다.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2019년에 받은 대출 만기에 따라 기간 연장을 해야 한다. 이어 작년 보다 더 많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한다. 고금리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홍라희·이부진·이서진 등 삼성 일가 주식담보대출 상위권···1년 이자만 총 888억원 내야

한편,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급등하며 대기업 집단 34곳의 총수 일가가 주식담보대출로 빌린 금액이 지난 1월말 기준 5조원을 넘어섰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이서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대출액 규모에서 1위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8500억원, 2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6500억원, 4위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3711억원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지난 1월 27일 공시 기준으로 지난 1년 간의 이자 부담액을 추산할 경우 홍라희 전 관장 402억원, 이부진 사장 324억원, 이서현 이사장 162억원 등 삼성 오너 일가의 이자만 총 888억원에 달했다.

대출액 규모 3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4065억원, 5위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3215억원이었다. 

이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2500억원), 신동빈 롯데 회장(2132억원), 구광모 LG 대표(1880억원), 김승연 한화 회장(122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98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 측은 "구광모 대표는 증가율 기준으로는 394.7%로 약 4배 이상 급증했다"며 "또 이자 부담이 97억원 추가된 것으로 추산돼 이자 부담 증가율(929.8%)이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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