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수요 폭증에도...시중은행 외면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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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수요 폭증에도...시중은행 외면받는 이유는?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1.1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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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수요 폭발...사설 환전소로 여행객 몰려
시중은행, 여행자보험 등 다양한 혜택 마련 고심
주요 5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코로나로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환전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양한 환전 플랫폼들이 생겨나며 시중은행에서 환전을 받는 것이 큰 메리트가 없다는 사실이 여행객들에게 알려졌다"면서도 "사설 환전소는 위험성 역시 존재하는 만큼 시중은행이 혜택을 늘려 고객들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코로나 유행 기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지난해 11월 해외로 나간 여행객이 104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604.1%증가한 수치다.

다만 시중은행 점포에 직접 방문해 환전을 하는 여행객들은 과거보다 줄어든 모양새다. 환율정보 앱이 대중화되고 은행 영업시간이 줄어든 점이 맞물려 다른 환전 경로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진 탓이다.

실제 환율정보 앱 '마이뱅크'를 살펴보면 시중은행이 사설 환전소에 비해 훨씬 환율이 비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설 환전소와 시중은행간의 환율은 크게는 1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큰 금액을 환전하려는 해외여행객들 가운데서는 환율이 저렴한 사설 환전소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한 여행객은 "엔화는 특히 최근 환율 변동폭이 커 사설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는 것이 많이 유리했다"면서 "시중은행은 영업 시간이 짧아 방문하기가 어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더불어 마이뱅크는 앱을 통해 환전을 하는 고객들에게 공항에서 직접 외화를 수령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특히 급하게 출국을 하는 고객들에게 시중은행 대신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편의점도 환전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시중은행의 입지가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매장에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통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서비스와 원화를 외화로 환전하는 서비스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내놓으며 ▷환율 우대 100% ▷해외이용수수료 무료 ▷해외ATM인출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시중은행의 환전 메리트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시중은행이 환전 고객들을 다시 사로잡기 위해서는 환율 우대 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은 코로나 이후 환전과 함께 제공하던 여행자보험 서비스를 폐지했는데, 최근 해외여행객 수가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다시 여행자보험 서비스를 도입하고 보장범위를 강화해야만 사설 환전소와 비교해 경쟁 우위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며 생기는 환전 수요 역시 날이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84만3000명인데, 시중은행이 이들을 장기 고객으로 포섭하기 위해서도 환전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설 환전소로 많은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환율 우대를 강화하고 다시 여행자보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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