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길어지는 거취 표명...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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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길어지는 거취 표명...속사정은?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2.12.29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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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계속되는 거취 압박속 관치금융 여론악화
물밑선 경영활동, 리스크 관리 매진 강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금융지주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거취 표명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DLF승소 판결 이후 우리금융이사회 측과 손 회장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관치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는 만큼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상한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금융이사회는 손 회장의 의중을 존중해 거취 표명 이후 차기 회장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손 회장의 거취 관련 결정은 내년 1월에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이 연임 의지를 결정한다면 우선 라임펀드 사태로 인한 문책 경고에 대해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업계에선 DLF 판결과 마찬가지로 손 회장 측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우리금융은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손회장이 중징계를 수용하면 회사에 피해가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손 회장이 장고에 들어가자 금융당국의 압박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5차 금융구제혁신회의를 마치고 난 후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 중징계를 받는 손 회장에 대해 책임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금융위는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라임펀드 사태가 단순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CEO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CEO인 손 회장에 라임펀드 책임이 명확하겠다고 판정한 만큼 더 이상 추가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복현 금감원장도 김 원장의 발언을 거들며 "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라며 "저도 금융위원회의 한 명으로서 전혀 이견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수위 높은 발언에 대해 관치 논란이 불거져 여론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사 수장 교체관련 후보자 선정과 관료 출신 CEO 선임 등 금융당국의 입김이 커지자 금융권의 반발과 거부감이 거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원장이 기자들에게 관치금융을 합리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며 무책임과 낙하산 부작용 때문에 사회적으로 금기된 관치를 틀리지 않았다고 하는 뻔뻔함에 당혹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손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손 회장의 경영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2023 경영계획 수립 워크숍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사실상 비상경영 수준의 리스크 관리 최우선 경영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해선 손 회장은 "올해는 완전 민영화 원년을 맞아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내년에도 자회사들의 본업 경쟁력 강화는 기본"이라며 "디지털 시장을 본격 선도하고, 비금융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달성 원년인 만큼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보이는 발언을 비롯해 차기 회장으로 관료 출신 인사가 온다면 거부감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지분율 9.48%)의 경우 손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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