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자 식품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3분기 가계 실질 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통제가능한 식료품 지출부터 줄여나가는 양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식품업계 실적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식품업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가격인상 효과로 매출규모는 늘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원·부자재 가격부담이 커져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양상이다.

실제 3분기 농심, 오뚜기, 대상 등 국내 주요 식품업계는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올 3분기(연결 기준) 매출은 8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 감소한 27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기준을 봐도 매출은 17.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오뚜기도 3분기 매출은 8216억원으로 16.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6.5% 감소한 442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영업이익은 상반기까지 전년 대비 증가 추세였지만 3분기부터 큰 폭 감소했다. 이밖에 대상과 동원F&B도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양사 매출은 각각 15.9%, 15.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 8% 줄었다.

3분기 식품업계 수익성 악화 요인은 물가상승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상승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가격인상효과가 반영되면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부자재와 인건비가 올라 결과적으로 이익률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내년부터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미 고물가·고금리 기조로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하자 소비자들은 식료품 지출부터 줄여나가는 분위기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식료품 지출은 무려 12.4%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줄자 소비자들이 통제가능한 지출부터 줄인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3분기 기준 2009년 이후 최저 감소율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3분기 물가가 높아지면서 명목소득과 실질소득 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18일 “국제 곡물가격은 내년부터 일시적인 안정기가 예측되고 미국이 고금리 조치를 완화한다면 원부자재 이슈는 어느정도 해소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수익성이 낮은 소위 가성비 식품 수요가 늘기 때문에 업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