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빙하기 소용없다…포스코・현대제철, NDC 달성 위해 온실가스 감축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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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 빙하기 소용없다…포스코・현대제철, NDC 달성 위해 온실가스 감축 속도 내야
  • 장지혜 기자
  • 승인 2022.11.09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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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500대 기업, “2030 NDC 실현 가능성 낮다”
철강업계,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 저조 전망…불황 지속되나
RE100 언제 가입하나?…말뿐인 탄소중립에 ‘그린워싱’ 우려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에서 포스코 하이렉스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주세돈 기술연구원장.[이미지=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에서 포스코 하이렉스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주세돈 기술연구원장.[이미지=포스코]

전 세계 기업들의 탈탄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27차 유엔(UN)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가 막을 열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철강기업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으로 지목되는 철강업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글로벌 기업의 RE100 압박이 강해지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하나둘 RE100에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탄소 저감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우려의 목소리가 가장 높은 산업 분야는 철강업계다.

철강업계의 탄소 배출 비중은 산업 부문 배출량의 31%,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철강 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포스코는 2011년 이후 계속해서 온실가스 배출량 1위 기업에 자리해있다. 

그 뒤를 잇는 현대제철은 2011년부터 11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88.4% 증가한 수준으로 탄소 배출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두 기업은 국내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먄서 '기후 악당'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철강업계, "노력은 하고 있지만 탄소배출은 불가피"

철강기업은 업종의 특성상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다. 철광석을 녹여서 산소를 제거하고 이를 철로 만드는 과정에서 석탄을 사용하며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고로를 이용해 철강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코크스(cokes)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데 코크스는 불순물을 거의 포함하지 않는 고순도 탄소 덩어리로 불이 붙으면 탄소를 뿜어낸다.

이렇게 제품을 만드는 공정에서 자연스럽게 공정가스가 발생하는데, 현재 산업에서는 석탄을 대체할만한 물질이 없어 제품을 생산하면 할수록 온실가스 배출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대안 기술을 아직 개발 중이거나, 생산 비용이 기존의 방식보다 2, 3배 비싸 탄소배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철강 업계는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 산업을 확대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통한 탄소계 공정 대체를 주요 감축 수단으로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에서는 하이렉스(Hydrogen Reduction) 기술을 통해서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또한 장기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고로 연료로 소 분뇨를 고체화해 사용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생산체제를 구축해가고 있다.

철강업계에 찾아온 혹한기...온실가스 감축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데 비해 업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얼마나 노력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업계는 예상보다 크게 악화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나 감소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 9999억원, 영업이익 3730억원, 당기순이익 2638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4.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55.7%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태풍 힌남노와 침수 피해까지 맞물리며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한편 업계에 찾아온 불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4분기에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4분기 생산량과 판매량은 전체적으로 보면 3분기 보다는 감소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하며 "4분기 내 제철소 관련 대부분 공정이 복구되면 내년 1분기 생산 및 판매량이 상당 수준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 역시 "높은 원가의 원재료로 생산했던 제품을 하반기 시장 가격 하락 상황에서 판매하면서 수익이 감소했다"며 철강 시장 약세를 우려했다. 

이어 "파업, 경기 악화 등으로 4분기 실적이 3분기 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 찾아온 혹한기에 국내 철강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방어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빠른 시간 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달성하고 경제성 이뤄도 늦지 않아

철강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제시한 중간 목표의 구체성과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한편 경제성보다 탄소중립 실현과 국제사회와의 약속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힘을 받고 있다. 

전경련이 최근 제조업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NDC 2030 목표치 상향안 달성 가능성'에서는 48.0%가 실현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또한 89%의 기업은 해당 목표치를 유지하려면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거나 기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2030 NDC 목표치와 관련해서도 산업부문 배출량 감축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세계적으로 나아가는 넷제로 기조를 후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내년부터 EU에서 도입하는 탄소국경제도(CBAM) 등 국제 규제가 현실화됨에 따라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탄소배출량 저감은 반드시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그동안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성장한만큼 이제는 탄소중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며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노력이 '그린워싱'으로 치부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목표와 적극적인 해결책이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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