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애플이 옳았나?”...메타버스 열풍 잠잠해지자 MS·메타 이어 네이버·SKT도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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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애플이 옳았나?”...메타버스 열풍 잠잠해지자 MS·메타 이어 네이버·SKT도 ‘난감’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11.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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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사업 손실 5조원 넘자 ‘투자 감축’ 검토...MS는 삼성과 홀로그램3 개발 보류
-네이버제트 ‘제페토’, 매출 늘었지만 영업손실 악화...“수익모델 창출 주력”
-SKT ‘이프랜드’, 구체적인 수익 성과 ‘아직’...블록체인 경제시스템 등 다양한 방책 시도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메타버스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세계 경제와 산업이 일제히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는데도, 팀 쿡 애플 CEO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또다시 그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걸까? 확실히 모두가 열광하던 이전보다는 잠잠해진 분위기다.

플랫폼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메타버스는 일종의 새로운 기술이고, 이 기술을 통해 어떤 수익화 모델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기업별로 아직 구체적인 성과나 수익 창출이 크게 두드러지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며, “물론 아직 시장 자체가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 개념이 크게 뜨면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가 펼쳐지고 있지만, 성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오래 걸릴수록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메타(페이스북)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SK텔레콤 등이 최근 관련 사업 성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장 유망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악화하는 실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올 3분기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의 손실액은 37억 달러(한화 약 5조 3000억원) 수준이며, 올해 누적 영업적자는 94억 달러(약 13조 3300억원)에 달한다. 순이익은 2억 8500만달러(약 4042억원)로, 이 또한 전년 대비 반토막에 가깝다.

메타는 지난해 사명을 변경할 당시 메타버스 사업에 10년간 매년 100억 달러씩 총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메타의 장기 투자사인 알티미터캐피탈의 브래드 거스트너 CEO는 서한을 통해 회사측에 메타버스 사업 투자를 기존 계획 대비 절반으로 줄이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꾀한 MS는 최근 자사 제품인 ‘홀로렌즈’ 판매에 난항을 겪고, 삼성전자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세 번째 시리즈 개발 작업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 따르면 MS는 2016년 홀로렌즈를 정식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판매량 30만대에 그쳤다. 메타버스 시대의 조기 진입을 예상해 쏟은 거액의 투자 규모 대비 현저히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작년 미군과 체결한 220억 달러 규모의 홀로렌즈 10년 공급 계약도 실제 전투 상황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철회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 [사진=네이버제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 [사진=네이버제트]

국내 기업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네이버마저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메타버스 사업부로 독립한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실적에서 전년 대비 손실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제트는 투자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의 수익화 모델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외 메타버스 기술 및 콘텐츠 회사에 지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로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고, 신규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이프랜드.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이프랜드(ifland)’ 역시 아직 구체적인 수익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던지는 의견이 많다. 앱 다운로드 수와 이용자의 평균 체류 시간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수익 모델을 가시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프랜드는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앱 다운로드 수 28만회에서 12월 290만회로 급증했으며, 올 9월 1200만회까지 늘었다. 평균 체류 시간의 경우 지난해 55분에서 현재 61분 정도로 증가했다.

다만, 이용자의 플랫폼 활용도를 알아볼 수 있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점차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외부업체의 빅데이터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이프랜드의 MAU는 28만 2880명으로, 지난해 출시 당시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공개한 MAU 163만명 대비 크게 떨어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회사에서 자체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결과와 비교해 외부 리서치업체의 통계에는 오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외부 리서치업체들은 일반 샘플 기준으로만 숫자를 뽑아내기 때문에 전체 MAU를 대변할 수 없다. 당사는 출시 초에는 자체 집계한 MAU를 공개했지만, 이후 리서치업체 통계와의 혼선을 막기 위해 밝히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프랜드 앱 다운로드 숫자와 이용자들의 평균 체류 시간이 늘고 있음에 따라 당사 서비스의 인지도와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내 가상자산 거래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는 등 메타버스 사업의 수익화 모델을 위한 다양한 방책을 시도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프랜드는 개방형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체불가능토큰(NFT),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경제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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