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청년인턴' 대규모 모집에도...구직자 시선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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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청년인턴' 대규모 모집에도...구직자 시선 '싸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1.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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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인턴, 정규직 전환 어려워
[출처=IBK기업은행]
[출처=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이 청년 인턴을 대규모로 모집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구직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근무조건이 열악한 데다 정규직 채용의 기회도 없어 '보여주기식 채용'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기업은행은 내년 첫 주부터 근무할 '체험형 청년인턴' 350명을 공개 모집한다.

기업은행이 체험형 인턴을 채용하는 이유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청년 인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정부 출연기업을 대상으로 청년 인턴제도의 운영을 권고하고 있다.

청년 인턴제도는 '채용 연계형'과 '체험형'으로 나뉘는데 체험형의 경우 정규직 채용이나 재계약 보장이 없다.

근무조건 역시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과 비교해 열악한 수준이다. 근무 기간이 5주이고 급여 역시 최저임금을 살짝 넘기는 데 그친다.

이를 놓고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구직자 A씨는 "정규직 전환의 기회도 없고 급여도 낮은 인턴 자리가 무슨 메리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국책은행이면서도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면 정부가 더욱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대출 증대를 통해 전년 대비 훨씬 나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 채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놓고 아쉬움도 나온다.

기업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2조227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상승한 것이다.

기업은행의 행보와 비교해 민간은행의 경우 채용형 인턴 선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모두 올해 채용형 인턴을 선발했다.

한편 기업은행의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직원 수 역시 감소하고 있는 점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과 비교해 최근 채용 인원 수를 크게 줄였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필요한 인력이 줄어든 탓이다.

더불어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기업은행을 포함한 국책은행들도 부산 이전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채용에 걸림돌이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외부 인사가 행장으로 임명된다면 지방 이전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입법 발의한 상황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은행 본점의 대구 이전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업은행이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구직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뚝 떨어지는 일은 불가피해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직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로 체험형 청년인턴을 채용하고 있다"면서 "우수인턴으로 선발돼 신입행원 공채에 지원할 경우 필기시험 10% 우대혜택을 부여해 정규직 채용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행 인턴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를 지급한다"며 "기업은행은 매년 2회 정규직 신입행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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