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인공지능, 이젠 예술직도 위협한다.
상태바
[TECH meets DESIGN] 인공지능, 이젠 예술직도 위협한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10.27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단순무한반복적 창조직 대체 가능한 수준
- 여전히 AI 정보 입력・훈련・최종 제어는 인간의 몫

얼마 전인 8월 말, 추수철을 축하하며 매년 열리는 미국 콜로라도 주(州) 페어 (Colorado State Fair) 농・축산물 박람회에서 그림 한 편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이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회화, 조각, 퀼트 공예 세 개 분야 공모전을 열어 지역 아마추어 예술가들을 발굴・장려한다. 올해에는 콜로라도 주 푸에블로 웨스트(Pueblo West)라는 도시서 응모한 제이슨 M. 앨런(Jason M. Allen)이라는 화가가 ‘신진 유망 디지털 아티스트’ 부문 최고 작가가 됐다.

신인 유망 아티스트 ‘미스터 제이슨 M. 앨런’ AI 화가가 출품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100% AI 창조된 디지털 작품 ‘오페라극장 공간(Théâtre D'opéra Spatial).’ © Jason M. Allen
신인 유망 아티스트 ‘미스터 제이슨 M. 앨런’ AI 화가가 출품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100% AI 창조된 디지털 작품 ‘오페라극장 공간(Théâtre D'opéra Spatial).’ © Jason M. Allen

놀라운 사실은 이 화가가 그림붓, 물감, 캔버스를 전혀 쓰지 않고 소름끼칠만큼 사실적 양식의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려낸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인간 사용자가 머릿 속에 상상해 둔 아이디어를 미드저니 AI 시스템에 프롬프터 텍스트(문자 형식)를 입력(input)시키면 이 AI 프로그램은 수 초 내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는 무한한 정보를 검색→분석→취합한 후 이미지로 형상화된 결과물(output)을 보여준다.

최우수작 선정작에 주어지는 상금은 불과 미화 300달러에 불과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제일 뜨악한 반응을 보인 당사자들은 다름 아닌 예술가들이다. 

산업디자인의 AI의 창조적 가능성 및 응용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 마리오 갈리아르디(Mario Gagliardi) 씨는 “AI 디자인 제너레이터를 접한 후 ‘디자이너의 존재적 위협’과 ‘생각지 못한 영감과 해법 가능성’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한다.

예술은 인간의 고유 영역 이자 감히 도전할 수 없는 독창적 창조 분야라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위협에서 가장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통념에 찬물을 끼얹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오픈AI가 개발한 ’달리(DALL-E)’ 이미지 제너레이터는 이미 일반 사용이 가능하다. DALL-E는 기존 인간 예술가의 원작 창작물에 기반해 과거 없었던 디지털적으로 독창적이고 참신한 이미지를 창출해 ‘인간의 창조성을 한층 더 보완’할 수 있다는 건설적 입장을 취한다. 참고로, 일런 머스크는 오픈AI의 열렬한 옹호자다.
오픈AI가 개발한 ’달리(DALL-E)’ 이미지 제너레이터는 이미 일반 사용이 가능하다. DALL-E는 기존 인간 예술가의 원작 창작물에 기반해 과거 없었던 디지털적으로 독창적이고 참신한 이미지를 창출해 ‘인간의 창조성을 한층 더 보완’할 수 있다는 건설적 입장을 취한다. 참고로, 일런 머스크는 오픈AI의 열렬한 옹호자다. Image source=openaidalle@instagram

지난 10년 동안, 제4차 산업혁명과 테크 분야 담론에서 미래 AI의 등장 여부를 두고 가장 무서움에 떨었던 직업군은 저숙련 제조업과 단순 육체 노동자였다.

드디어 AI 이미지 제너레이터는 오랜 세월에 걸친 기술 연마 외에 인간의 독창적 창의력이 요구된다고 여겨져온 창조적 직업군 — 예컨대, 회화, 조각, 일러스트레이션, 작곡, 문필, 기사 및 칼럼 집필 등 — 의 생계 원천 마저도 앗아갈 단계에 이른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AI 대중 유저로 사용이 확대될 경우, 특히 이제까지 무한단순한 반복적 수작업 — 예를 들어, 누끼작업, 보정 등 — 을 해오던 일명 단순 창조 인력들의 일은 컴퓨터가 대신하게 될 것이다. 카메라 장착된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사진예술과 사진예술가 직업군이 사멸하게 된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한 편의 창조물을 내기까지 타 작품 조사, 영감과 착상, 작품 제작과 완성까지 소요하는 시간과 방대한 분량의 정보 취합 노력은 AI에 대적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AI는 원고료와 시간 외 수당을 요구하지도 않고, AI는 인간 예술가의 창조적 원작을 있는 그대로 ‘표절’하지 않도록 훈련되므로 직접적인 저작권 침해 혐의로부터 안전하다.

그럼 당분간 창조직종 예술인들은 AI 예술가의 등장에 그다지 떨 필요는 없다는 말일까?

아직은 그렇다.

그러나 모든 AI 응용 사례가 그러하듯, 예술 분야에서도 AI는 인간이 창조해 놓은 무수한 분량의 원작 작품이 데이터베이스 입력돼 있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훈련시키는 인간의 학습과 수련이 있을 때에라만 작동한다. 아직도 쓸모있고 좋은 AI 예술의 근원은 훌륭한 인간 예술가 없이 탄생 불가능하며 AI가 저지른 착오나 미완성적 흔적을 최종 수정하고 완성시킬 수 있는 최종제어자도 인간이다.

기계에 의해 밀려나지 않으려면 테크에 대한 이해력을 갖추고 활용할 줄 아는 디지털 역량을 갖추면 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