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외’ SK·현대차·LG 계열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활동 비중 감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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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외’ SK·현대차·LG 계열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활동 비중 감소...왜?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10.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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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현대차·LG전자 등 회사 주최 기부·봉사프로그램 구성원 참여율↓
-삼성전자는 ‘역행’...임직원 봉사활동 시간 늘고 기부금도 110억원대 고액 유지
-“젊은층 구성원 사회공헌 트랜드 충족 위해 회사가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해야”
삼성전자의 침수 피해 현장 전자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침수 피해 현장 전자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를 제외한 SK·현대차·LG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에서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활동 비중이 대체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SK·현대차·LG 계열사 중 다수 기업에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부금 및 봉사활동 시간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먼저 SK그룹이다. 그룹 지주사인 SK주식회사는 지난해 구성원들이 참여한 총 봉사활동 시간이 2371시간으로, 8027시간이었던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으며 전체 기부금(현금+현물)은 116억 5100만원으로 역시 131억 700만이었던 전년 대비 줄었다. 현물 기부는 상당히 늘었지만, 현금 기부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사 맏형 SK하이닉스는 회사에서 투자한 사회공헌액은 소폭 증가한 반면, 구성원기금의 모금액과 가입 인원은 크게 줄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만 5000명~1만 6000명대를 유지하던 기금 구성원 가입 수는 2021년 들어와 1만 1070명으로 떨어졌다. 봉사활동 참여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참여 구성원 수는 2020년 1991명에서 지난해 400명으로, 총 참여 시간은 1만 3027시간에서 7127시간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기부금과 봉사 시간 모두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사회공헌활동 참여 모습.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사회공헌활동 참여 모습. [사진=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임직원 참여 자원봉사 실적에 대해 참여 인원과 시간이 각각 6330명, 1만 4034시간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 2만 6000여명의 임직원이 9만 3000여 시간 봉사에 참여했던 2019년 실적과 비교해서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수준이다. 봉사 횟수는 2020년 859명에서 작년 375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봉사활동이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도 국내외 법인 모두 감소했다. 국내의 경우 2019년과 2020년 600억원대를 유지했었지만, 작년에 400억원대에 머물렀다.

LG에서는 LG전자의 임직원 사회공헌기금이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억 6500만원에서 2020년 2억 9000만원, 2021년에는 2억 5200만원까지 줄었다. 다만, 직원 대비 임원의 기부금 감소 폭은 그리 크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봉사단에 참여한 임직원 수는 2020년 708명에서 2021년 520명으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작년 기부에 참여한 임직원 수는 3849명으로 4418명이었던 전년 대비 줄었지만, 봉사활동에서만큼은 2019년 참여율 수준을 회복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시간 중 봉사활동 참여 임직원 수는 총 3764명이다.

국내 1위 매출 기업 삼성전자만이 나홀로 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올해 발간된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내 임직원이 참여한 총 봉사활동 시간은 82만 4329시간으로, 2020년 63만 5564시간 대비 20만 시간가량 늘었다. 임직원 참여로만 조성된 사회공헌 기부금은 117억 5000만원으로, 전년 116억 1000만원에 이어 110억원대를 유지했다.

LG전자의 지역사회 가전제품 기증. [사진=LG전자]
LG전자의 지역사회 가전제품 기증. [사진=LG전자]

이처럼 최근 임직원들의 회사 주최 사회공헌활동 참여율이 줄어드는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구성원들의 사회공헌 트랜드를 회사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기부 및 봉사활동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

대기업에서 ESG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예전에는 기금처나 후원 단체 등 선택지가 적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하는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회사 밖에 기금 처도 다양해졌을뿐더러 젊은 구성원들 중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을 찾아 자율적으로 후원 활동을 하는 트랜드가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 프로그램 참여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사활동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회사에서 시행하는 대면 봉사 프로그램이 많이 줄었으며, 기업들도 비대면 봉사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참여도가 낮은 편”이라며, “젊은 구성원들까지 모두가 안전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인플레이션 심화 등 경기 침체 요인이 전체적인 기부문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가와 금리가 대폭 오르는 등 실소득이 줄면서 자발적인 기부 활동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라며, “직접 몸으로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 프로그램들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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