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타임머신] "해외여행 재개되면 백화점은 어렵다?"... 신종플루 때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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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타임머신] "해외여행 재개되면 백화점은 어렵다?"... 신종플루 때는 어땠을까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10.12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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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반사이익, 백화점 지난해 매출 24.1% 증가
2010년, 신종플루 회복에도 백화점 호실적 기록
올해 미국 긴축정책 영향, 관광객 감소 따른 백화점 매출 영향 우려

[유통타임머신]

① 가구업계 실적, 집값 폭락한 2012년 보다 심각...이유는?

② "해외여행 재개되면 백화점은 어렵다?"...신종플루 때는 어땠을까


경제는 ‘사계절의 순환’이란 말이 있다. 시장경제는 호황, 과열, 불황, 침체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사이클이란 뜻이다. 따라서 경제 계절을 파악하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과거는 항상 같은 형태로 반복되지 않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반복되는 유통가 과거를 조명하면서 현재와 차이를 진단해보는 [유통타임머신] 심층 연재를 준비했다.

서울 소재 한 백화점 내부 전경
[사진=이용준 기자]

지난해부터 백화점업계는 해외여행 제약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국경봉쇄가 장기화되자 여행 대신 국내 백화점 내수로 보복소비가 집중됐던 탓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1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백화점 3사(롯데·현대·신세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팬데믹 특수를 누린 백화점업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입국 제한이 풀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것. 이에 업계는 올 4분기부터 해외여행 재개가 본격화되면 백화점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정말 해외 출국자가 증가하면 백화점 실적은 악화될까?

과거에도 전염병은 유통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09년 신종플루 사태를 주목해보자. 당시 신종플루는 코로나19와 버금갈 정도로 글로벌 시장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에 대해 51년 만에 팬데믹을 선언했을 정도다. 신종플루 대유행이 본격화되자 백화점업계는 어김없이 최대 수혜를 누렸다. 실제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09년 11월 백화점 3사 매출은 3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2010년 상반기부터 신종플루가 약화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경기회복과 함께 여행수요가 급증하면서 백화점업계는 내수 감소가 관측된 것. 실제 당시 모두투어는 창립이래 최대 송출객수를 기록할 정도로 여행업계는 최고호황을 누렸다. 즉 2010년 백화점업계 전망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업계 우려와 정확히 일치했다.

그렇다면 당시 업계 예측과 전망은 맞아 떨어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백화점업계 실적은 우려를 완전히 빗겨나갔다. 해외여행 호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업계는 호실적을 보였던 것. 실제 2010년 롯데백화점은 1979년 개점 이후 업계최초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에만 총 매출액 1조5973억원, 영업이익 96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4%, 42.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5조 7500억원을 달성하면서 직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당시 백화점업계의 견고한 성장세가 가능했던 이유는 달러가치 약세가 주요했다. 2009년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 기조를 확대하고 있었다. 시중에 달러가 빠르게 풀리자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급등했고 일본과 중국 관광객 구매력은 높아졌다. 이에 국내로 유입되는 여행객이 증가하자 자연스레 내수 감소 우려를 상쇄할 정도로 백화점 매출도 늘었던 것.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백화점업계 실적은 우려와 달리 2009년과 같은 양상을 보일 수 있을까? 해답의 실마리는 역시 미국에게 있다. 현재 미국은 2009년과 달리 긴축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경기부양도 중요하지만 인플레이션 진화가 더 시급한 문제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국내 관광객 유치에도 비상이 걸렸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엔저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이 대거 일본에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요컨대 장기적인 팬데믹 상황을 겪은 올해는 2009년과 거시경제 상황이 다르다. 해외여형 재개에 따른 내수 감소를 만회할 만한 관광객 유치가 제한적인 것. 다시 말해 백화점 주 고객층인 일본과 중국 관광객 감소 및 구매력 저하가 예상되면서 백화점업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보복소비 효과로 단기적인 여행객 수요 증가도 관측되지만 긴축 상황이 장기화되면 업계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팬데믹이 종료된 후 관광산업 동향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또 현재와 2009년 백화점사업 경쟁력을 단순 비교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내년부터 전세계적인 국경 재개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백화점업계 매출에 어떤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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