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폭우피해 기부금 다른 이유는?…다양한 해석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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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폭우피해 기부금 다른 이유는?…다양한 해석 나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8.12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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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호우피해 성금 전달해
과거와 달리 금융사별 기부금액 차이 나
최근 이자장사 등 여론 의식했단 해석도
“피해주민 돕기 위한 의도 외 일체 없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폭우피해 이재민을 위해 기부한 금액이 제각각 다르며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최근 이자장사, 횡령 등으로 악화된 여론이 반영된 것이란 의견도 있다. 각 지주사가 발표한 금액은 5억, 10억, 20억, 30억 원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과거 재난 때마다 꾸준히 성금을 모아 전달해왔으며 이를 두고 기부경쟁이라는 등의 비판은 다소 악의적”이라며 “10억, 20억원씩 더 늘려서 여론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4대 금융, 호우피해 지원 위해 기부릴레이…각각 다른 기부금액, 왜?


[출처=Unsplash]

11일 신한금융지주가 기부릴레이 첫발을 내디뎠다. 신한금융은 이날 오전 호우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5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부액은 고객참여 켐페인을 통해 모금한다.

곧이어 다른 지주사들이 뒤따랐다. 같은 날 오후 KB금융 10억원, 우리금융 20억원, 하나금융이 30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지주사뿐 아니라 은행, 카드,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가 성금모금에 동참했다.

과거와 달리 지주사별로 기부금액에서 차이가 크다. 지난 3월 동해안 산불 당시 4개 지주사는 각각 구호금 10억원씩을 전달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가 1억원을 기부했는데 다른 곳에서 10억원을 기부하면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10억원을 더 기부하는 식으로 ‘기부경쟁’을 펼 의도도, 그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 지주사는 9일 폭우피해 고객을 위해 긴급금융지원책을 발표했다. 급한 상황인만큼 지원내용에서 공통적으로 긴급생활자금대출, 추정보험금 우선지원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동 관계자는 “지원방안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과거 지원사례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르담 기부경쟁 '데자뷰'?…“과거부터 꾸준히 해온 활동, 비판 악의적”


[출처=Unsplash]

과거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 화재 당시 기부경쟁이 논란을 일으킨 적 있다. 2019년 당시 프랑스 대기업들은 화재복구를 위해 1억 유로(약 1300억원), 2억 유로씩 기부액을 마치 경쟁처럼 늘려나갔다.

시민들 사이에선 의심이 싹텄다. 더 큰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눈을 돌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거센 백래시(역풍)가 불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즈는 당시 칼럼에서 이를 “중세 면죄부(medieval buying of indulgences)”에 빗대 지적하기도 했다.

4대 지주는 최근 ‘이자장사’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올 상반기 약 19조원 이르는 이자수익을 거뒀다. 최근에는 횡령, 외환 이상거래 등으로 금융당국의 눈치까지 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이들 지주사를 둘러싼 여론이 가장 싸늘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각 지주사별로 당면한 이슈가 다르고 이러한 고민이 성금규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추측할 순 있다”면서 “그러나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선의를 의심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출처=금융감독원]<br>
이복현 금감원장. [출처=금융감독원]

이번 사례를 프랑스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큰 지점도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 문제가 된 건 조세회피 논란이다. 지금은 이와 무관하다. 또 문화재 복구와 재난피해 지원은 공공성 측면에서 갖는 성격도 다르다.

또 이들 지주사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펴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2019년 1조1359억원, 2020년 1조929억원, 2021년 1조617억원 규모의 관련 공헌활동을 진행했다. 경영성과 대비 이 금액 비중은 평균 8.2%를 차지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갑작스레 기부를 한 게 아니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꾸준히 해온 사회공헌활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면서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지원이며 다른 저의를 가졌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부금액보다 방식에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라며 “단순 기부뿐 아니라 기부켐페인 등을 통해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고 문제를 환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10억, 20억이란 금액보단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봐달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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