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SG 정책] EU, 녹색 수소로 제로탄소 시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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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ESG 정책] EU, 녹색 수소로 제로탄소 시대 대비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7.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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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집행위원회(벨기에 브뤼셀 본부)가 글로벌 수소경제 경쟁에서 동참하기 위해 지난 7월 8일 수소전략을 위한 로드맵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유럽이 친환경 녹색 에너지원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써 수소 에너지를 청정 에너지원으로 포용하기로 결정했음을 공식 승인한 의미심장한 행보로 글로벌 에너지 업계는 해석하고 있어서 주목됩니다.

글로벌 수소 에너지 발전 시장은 2020년 기준 미화 1천 456억 7천 만 달러(우리돈 약 192조 원) 규모에 이르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 이후로 전년대비(YoY) 수요 및 성장 감소를 경험했으나, 전세계적 탈탄소 에너지 정책 추진과 에너지 업계의 친환경 전환으로 수소업계는 2021~2028년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율 5,6%를 거듭하며 총액 미화 2천 2백억 여 달러(우리돈 약 29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자료: Fortune Business Insights, Report ID: FBI100745)되고 있는 한편, 오는 2050년까지 수소가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12%를 충족시키는 주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어 청정 수소시장에 희망을 던지고 있습니다.

▲ EU 녹색 수소를 핵심 산업용 에너지원으로 채택
유럽 연합(EU)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써 미화 140억 달러를 수소 연료 개발 프로젝트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월 15일 보도했다.

EU가 차세대 유럽 중공업 섹터 탈탄소 정책 달성을 위해 수소 연료를 대체 친환경 청정에너지원으로써 포용하고 녹색 수소에너지를 유럽 대륙에 투입하기로 결정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수소 연료 업계에 그린라이트로 해석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EU에 소속된 15개 회원국들은 ‘유럽의 공통 이해 추구를 위해’ 수소 연료 개발을 위한 약 40여 기술 개발 및 인트라 구축 프로젝트 — 차세대 수소 연료 발전 기술, 퓨얼셀, 저장 시스템, 운반 및 배포 등 — 를 국가별로 진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U는 2030년과 2050년 단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환경 전략 추진과 동시에 철강 및 시멘트 등 고에너지 소비적인 중공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잡기라는 고(高)비용의 난해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 책정된 총 140억 달러 투자금 중 약 50억 달러는 공공부문, 약 90억 달러는 민간부문 투자로 메꿔질 것이라고 유럽연합위원회(EU Commission)는 발표했다. 우선 50억 달러 규모의 공공부문 투자금은 유럽의 15개 회원국들이 연(年) 10 기기와트 규모의 수소 연료 생산에 필요한 전해조(electrolyzer) 설비 구축을 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연합 측에 따르면, 이번 수소 연료 개발 투자 정책에 따라 EU는 러시아의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를 완전히 벗어나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약 1천만 톤의 녹색 수소 연료를 자체 발전해 공급하고 또 다른 1천만 톤은 해외에서 수입해 공급할 계획이다.

나미비아의 소수실레이 사막. Photo: Eelco Böhtlingk=Unsplash
나미비아의 소수실레이 사막. Photo: Eelco Böhtlingk=Unsplash

▲ EU, 아프리카를 수소 연료 수출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채택
그동안 EU에서 수소 연료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청정 대체 에너지로 널리 홍보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공업 및 교통 부문 용도 한정, 고비용 발전, 기초 인프라 부족, 한정적 소비 수요 등을 이유로 유로블록에서 차지하는 수소 에너지 시장은 총 에너지 섹터의 2%에 불과하다.

현재 대다수 EU 회원국들에서 소비되는 수소 에너지는 이른바 ‘회색’ 수소 연료다. 회색 수소란 원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를 연소시켜 생산한 수소 연료를 뜻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이전까지 저렴한 러시아 수입 원유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해온 유럽의 에너지 시장은 최근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수입에 따른 비용 및 연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 신재생 가능 녹색 수소 연료의 자체 공급 청책으로 선회하고 올 2022년 5월 1) 오는 2030년까지 최소 10톤의 녹색 수소 수입, 2) 나머지 녹색 수소 1천만 톤 EU 내 자체 생산 목표안을 구축했다.

이 수소 에너지 계획안에 담긴 유독 주목할 만한 사항은 또 있다. 

로이터통신의 7월 5일 보도한 것처럼, EU가 아프리카의 남서부 국가인 나미비아(Namibia)와 수소 및 광물 사업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EU-나미비아 국가계획위원회 사이 동의된 프로젝트 규모, 프로젝트, 수소 에너지 수출 물량 및 유통에 소용될 비용, 투자 시기 및 유통 시기 등 구체적인 상세 사항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독일과 프랑스의 영토를 합친 것과 유사한 국토 규모를 지닌 나미비아는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건조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영토를 보유한 국가다. 이같은 특징을 활용해 이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의 민간부문 에너지 기업들은 나미비아 현지에 진출해 태양열 및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연료 생산 실험에 착수한 상태다.

EU 정책가들은 EU 정부 차원의 나미비아 직접 투자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나 녹색 채권을 경유한 민간 투자자들의 금융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이미 자체적으로 4천만 유로를 투자해 신재생 수소 에너지 생산과 광물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나미비아는 현재 EU의 ‘글로벌 관문 전략(Global Gateway Strategy)’ 정책의 우선순위 국가로 지정돼있다. 중국이 BRI(일대일로, 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로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대륙을 잇는 중국의 기반 시설 전략을 펼친다면, 나미비아는 EU의 브뤼셀 본부가 추진하는 제3세계 인프라 투자 및 외교 전략을 향한 최우선 국가라고 할 만큼 중요한 외교적 우호국이자 경제적 협력국이다.

▲ 獨-佛 합작투자로 신재생 수소 인프라 구축 본격 박차
녹색 수소 연료가 EU의 본격적 정책적 지원과 그린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가운데, 유럽의 다국적 기술기업들은 수소를 다양한 산업적 용도로 도입할 시기를 미래 산업을 대비, 녹색 수소 에너지 섹터 인프라 구축에 속속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 독일)와 에어리퀴드(Air Liquide, 프랑스) 두 에너지 및 가스 관련 기업은 합작투자 사업을 체결하고 유럽 내 산업적 규모의 신재생 수소 전해조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EU의 친수소 정책에 따라 ‘신재생’ 녹색 친환경 수소 에너지 생산 비용을 낮춰서 유럽 내 수소 에너지 시장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 합작 사업 체결을 통해서 지멘스 에너지가 지분 74.9%, 에어리퀴드가 25.1%를 소유하기로 합의했으나 최종 승인은 EU 지휘 당국의 결정에 달렸다. 

모든 행정적 절차가 잘 마무리돼 계획되로 추진된다면 지멘스-에어리퀴드 신재생 수소 전해조 생산 설비 합작회사의 본사와 생산설비는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 위치하게 된다.

전해조 생산을 위한 설비 가동은 2023년부터 착수되며, 2025년까지 연간 생산량 3 기가와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해조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집행조직은 유럽연합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EU블록 전역에 걸쳐 약 40 기가와트 규모의 신재생 수소 발전용 전해조가 생산될 것이란 계획을 앞서 내비친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줄여서 IEA)가 수소 에너지를 ‘다용도 에너지 운반체’라고 정의할 만큼 수소는 다양한 응용성과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발전 방식도 다양하다.

대다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화석 연료를 연소해 발전하는 ‘회색(gray)’ 또는 ‘푸른(blue)’ 수소 에너지 생산에 집중해온데 반해서, EU 정책입안자 및 행정당국은 태양열 및 풍력을 이용해 발전하는 ‘녹색’ 신재생 수소 연료 시장 선도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녹색 수소 섹터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전해조의 저렴한 대량생산 인프라 구축과 범(汎) 유럽적 신새쟁 저탄소 수소 에너지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도 녹색 수소 연료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예컨대, 이미 작년인 2021년 10월 英 국영식유 회사인 BP는 아시아 리뉴어블 에너지 허브(Asian Renewable Energy Hub)와 협력 체결을 맺고 호주 서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에너지 운영 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또 2021년 12월, 스페인의 가스 및 전기발전기업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와 스웨덴의 친환경 철강기술기업 H2 그린 스틸(H2 Green Steel)은 연간 1기가와트 규모의 전기분해(electrolysis) 역량을 갖춘 녹색 수소 연료 생산 합작사업을 체결했다.

최근인 2022년 7월 7일, 네덜란드 왕립 에너지 기업인 쉘(Shell)은 오는 2050년까지 글로벌 주요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기업으로 명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로텔담에 유럽 최대의 신재생 수소 에너지 발전설비(연락 200 메가와트 발전가능한 전해조 보유)를 운용할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발표했다.

2024년부터 가동될 로텔담 항구에 위치한 셸 하이드로젠 홀란드. 100% 풍력발전 수소 연료 발전소로 제로 이산화탄소 배출, 완전 원형경제 생태계 원리에 입각해 설계됐다. Courtesy: Shell.
2024년부터 가동될 로텔담 항구에 위치한 셸 하이드로젠 홀란드. 100% 풍력발전 수소 연료 발전소로 제로 이산화탄소 배출, 주변 생태계 존중, 완전 원형경제 생태계 원리에 입각해 설계∙가동될 계획이라고 셸 측은 주장한다. Courtesy: Shell.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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