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木상자 문제 많다"며 신형탄약상자 개발하고도 "5년전 판단 따라 조달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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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木상자 문제 많다"며 신형탄약상자 개발하고도 "5년전 판단 따라 조달 계획은 없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6.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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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 2016년 친환경 탄약 상자 개발 완료...2017년 기존 목재상자 사용 결정
- 친환경 탄약상자, 여러가지 기능·성능 우수...5년전보다 가격 경쟁력 높아져
- 군 지휘관 "기본 전투력 향상 중요...점진적으로 교체하면 될 것"
친환경 재사용.재활용 탄약상자 [사진=녹색경제]
신형 친환경 탄약상자 [사진=녹색경제]

군(軍)이 1948년 국군 창설이래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목재 탄약상자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군에서는 기존 목재 상자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성능면에서도 뛰어난 친환경 제품이 개발했지만, 5년전에 그렇게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군에서는 최근 "2017년 당시 신규 개발품목(플라스틱 탄약상자)에 대한 조달소요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조달비용 및 개선효과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결과 현용 탄약상자(목재)활용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어 조달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존 목재 상자 사용을 지속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2017년도에 비해 해상운임 등의 상승으로 수입목재 가격은 몇배나 올랐고,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확산해 열대우림 벌목은 국제적인 지탄의 대상이 됐다. 

5년전 판단에 근거해서 많은 문제가 있는 목재 탄약상자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당초 목재 탄약상자가 문제가 많다며 새로운 탄약상자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던 것은 바로 군이기 때문이다. 

기존 나무탄약상자(왼쪽)와 친환경 재사용 탄약상자(오른쪽). 크기는 비슷하지만, 적재부피는 평균 약 20% 더 크고, 중량은 30% 이상 가볍다. [사진=녹색경제]
기존 나무탄약상자(왼쪽)와 친환경 재사용 탄약상자(오른쪽). 크기는 비슷하지만, 적재부피는 평균 약 20% 더 크고, 중량은 30% 이상 가볍다. [사진=녹색경제]

軍, 2016년 친환경 탄약 상자 개발 완료...2017년 기존 목재상자 사용 결정

지난 4월11일 본보 '[국방ESG]군(軍), 친환경 탄약상자 개발하고도 74년째 1회용 목재상자 사용 중' 제하 기사에서 이로 인한 연간 수십억원의 예산낭비와, 환경파괴, 군 전투력 저하, 안전문제 등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육군 탄약지원사령부는 목재 탄약상자의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탄약포장재료와 유동방지자재 개발에 대한 소요(ROC)를 제기했고, 당시 국방부에서는 20억원 규모의 탄약포장재료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탄약포장재료와 유동방지자재가 개발완료됐다. 또한 육군전력지원체계사업단은 2017년 원가산정 기준 협의서 작성과 국방규격 절차도 마련했다. 

친환경 탄약상자, 여러가지 기능·성능 우수...5년전보다 가격 경쟁력 높아져

개발 업체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기존 목재 탄약상자가 1회용인데 비해 신규 개발 탄약상자는 일반 환경에서 80년의 수명을 인증받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했다. 또한 기존 나무 상자대비 약 20% 가볍고, 30% 정도 적재 부피는 30% 가량 더 컸다. 결박자재도 함께 개발해 더욱 안전하고 상자 내부에는 탄약지환통 모양에 맞게 설계돼 이동중에도 탄약통이 굴러다니지 않게 제작됐다. 적재 안정성도 더 높고, 방수·방진 기능 인증도 획득했다. 

신형 탄약상자는 적재하기에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사진=녹색경제]

최근 목재수입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용면에서도 신규 개발 탄약상자가 더욱 경제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기준 목재 탄약상자와 친환경 탄약상자의 가격 차이는 약20~30%였다. 하지만, 2016년 대비 목재 탄약상자의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1회용 목재 탄약상자와 수명이 80년 이상인 친환경 탄약상자의 직접적인 가격 비교는 별로 의미가 없다. 

또한 목재 탄약상자는 폐기비용이 발생하지만, 친환경 탄약상자는 파손되더라도 1KG당 500원 이상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제조업체의 설명이다. 

미군은 물론, 대다수 선진국 군대는 오래 전부터 목재 탄약상자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탄종 별로 개발이 완료된 신형 탄약상자 [사진=녹색경제]

군 지휘관 "기본 전투력 향상 중요...점진적으로 교체하면 될 것"

실제 군지휘관들은 신형 친환경 탄약상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계화보병사단장 출신 예비역 육군 소장은 신형 탄약상자와 관련해 "새로 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개발이 됐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 전투력의 향상도 매우 중요하다. 한번에 교체하기 어렵다면 연간 탄약 소모량을 계산해 점진적으로 교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갑부대 장교출신인 조현기(예비역 소령) 한국방위산업학회 사무국장은 야전에서 탄약상자를 옮기고 보관하는 일은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라면서 "특히, 군용 트럭이 탄을 싣고 이동할 때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경우가 많아서 신형 탄약상자로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탄약 부족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총포류 못지 않게 탄약을 저장하고, 보급하는 과정은 군의 전투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 군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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